FIFA, 정몽준 회장 자격정지 경과 공개… 모두 ‘증거 불충분’

FIFA, 정몽준 회장 자격정지 경과 공개… 모두 ‘증거 불충분’

FIFA 정몽준 회장 자격정지 혐의 ‘증거 불충분’

기사승인 2017-06-28 17:26:39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에게 ‘비리의혹’을 덧씌웠던 국제축구연맹(FIFA)이 윤리위원회 보고서 문건 유출로 역풍을 맞고 있다. 정 회장은 앞서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로비 의심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조사관의 결론이 문건에 담겨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8일(한국시간)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을 다룬 FIFA 윤리위원회 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 바로 하루 전 독일 매체 ‘빌트’가 2014년 FIFA 조사관이었던 마이클 가르시아 변호사의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매체가 해당 보고서에 대한 후속 보도를 예고하자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430쪽에 달하는 보고서 전문을 게재했다. 가르시아 변호사는 비리 혐의자 75명과 20만 건의 서면 자료를 조사해 FIFA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정몽준 회장의 ‘자격정지’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있다. 보고서에서는 2010년 12월, 월드컵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스위스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와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 정 명예회장 등이 밀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잉글랜드는 2018년, 한국은 2022년 대회를 희망하던 터였다. 보고서는 이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가 정 회장에게 잉글랜드 지지를 요청했고, 정 회장은 한국에 표를 행사할 경우 그러겠다고 답했다고 적었다.

정 회장은 FIFA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직후인 2015년 10월 이와 같은 의혹으로 징계를 받으며 2016년 2월 FIFA 회장 선거 후보에 이름을 올려보지도 못하고 낙마했다. 같은해 7월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정 회장의 징계가 6년에서 5년으로 줄었다. 

정 회장은 “투표를 교환하기로 밀약하는 것은 FIFA 규정에 어긋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윤리위는 보고서에서 “정 회장의 의혹에 관한 부인보다 톰프슨이 시인한 게 더 신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이에 반발해 지난 4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아울러 보고서에서는 정 회장이 2010년 12월 있었던 2018·2022년 월드컵 유치 논의 중 유권자들에게 비리로 의심되는 편지를 보냈다고 적었다. 보고서에서는 정 회장이 집행위원(유권자)들에게 ‘글로벌 풋볼 펀드’ 7억7700만 달러를 조성하겠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쟁자 격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블라터 당시 FIFA 회장 등에겐 편지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리위는 글로벌 풋볼 펀드가 유권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 모든 의혹들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된 카타르의 경우 100쪽에 이르는 문제가 보고서에 담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쟁국이었던 일본 유치위원회의 경우 집행위원회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제공한 내역도 있었다. 2018년 월드컵 유치에 나섰던 잉글랜드는 태국 집행위원을 설득하기 위해 잉글랜드와 태국의 A매치 친선경기를 계획했다고 적혀있다.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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