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투 논란’ 김한수 감독은 왜 페트릭을 방치했을까

‘벌투 논란’ 김한수 감독은 왜 페트릭을 방치했을까

‘벌투 논란’ 김한수 감독은 왜 페트릭을 방치했을까

기사승인 2017-06-30 12:15:04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김한수 감독의 선택은 최선이었을까.

삼성 외국인 선발 투수 재크 패트릭은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5피안타 1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로써 페트릭은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실점 투수가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페트릭은 2회까지 9점을 내줬으나 3회에도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홈런 포함 5안타를 허용했다. 그제야 삼성 벤치는 페트릭을 내려 보냈다.

삼성은 이후에도 7안타를 추가로 허용하며 1대22로 경기를 끝마쳤다. 

경기가 끝난 후 포털 사이트에는 팬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그 중 대부분은 페트릭을 마운드에 그대로 방치한 것에 대한 성토였다.

삼성 벤치도 사정은 있었다. 지난 1,2차전을 내리 대패했고 3차전 역시 1회부터 5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이었다. 구원진을 투입해 투수를 소모하기보다 페트릭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기고 주말 3연전에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하지만 과정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투수가 흔들리면 흔히 벤치는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점검한다. 꼭 교체가 아니더라도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고 투수에게 시간을 벌어준다. 

삼성 벤치는 방관으로 일관했다. 페트릭이 3회 교체되기까지 벤치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중계 카메라에 한 순간 김한수 감독이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까지 비쳤다.

보다 못한 삼성 외인 타자 다린 러프가 마운드에 올랐다가 심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페트릭은 당혹감에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6월 들어서 13승8패1무로 탈꼴찌에 성공하며 상승세에 접어든 삼성이지만 올 시즌 목적은 성적보다는 리빌딩이다. 1승에 연연하지 않는 김한수 감독의 계산도 이해할 순 있다. 

하지만 순위 싸움이 한창인 팀이나, 미래를 도모하는 팀이나 ‘잘 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경기는 KIA의 홈 팬, 그리고 대구에서 찾아온 삼성의 원정팬들에게도 부끄러운 경기였다. 팬들은 이런 무기력한 경기를 보고자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은 게 아니다.

페트릭을 비롯한 선수단의 사기 저하 역시 우려된다. 페트릭은 시즌 초반 삼성이 끝없는 추락을 거듭할 때 마운드의 버팀목이 됐던 선수다. 하지만 이날의 가혹한 경기가 향후 페트릭의 등판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벤치가 마운드에 한 번이라도 올라갔다면, 혹은 2회가 마무리 된 후 이닝이 교체 될 때 페트릭의 짐을 내려놓게 했다면 상처는 깊지 않을 수 있었다. 확실한 건 김한수 감독의 선택은 최선이 아니었다. 

mdc0504@kukinews.com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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