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신분 속이고 기자회견 촬영에 막말 ‘파문’

경찰관이 신분 속이고 기자회견 촬영에 막말 ‘파문’

기사승인 2017-07-03 08:00:00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탈북민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과정에 이를 촬영하던 경찰관이 신분을 속인 것도 모자라 이를 항의하는 시민단체에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와 경남진보연합이 탈북민 김련희(47)씨와 함께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수 년 전 탈북한 김씨가 다시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주최 측이 기자회견장에서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하고 있던 한 남성의 신분을 확인하면서 뜻밖의 상황이 연출됐다.

주최 측이 이 남성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하자 이 남성은 도청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어느 부서의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이 남성은 "도청에서 왔다"고 되풀이했다.

이 남성이 기자회견장을 나가자 주최 측 관계자들이 따라 나갔고, 급기야 도청 정문 앞에서 양측은 반말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승강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남성은 니(너) 내 만나지 마라. 내한테 죽는다. 내 니 얼굴 모를 줄 알아?”라고 막말했다.

당신들 내 길 막지마. 내 길 막으면 이거 불법 체포 감금이야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이 남성은 기자회견은 공개된 장소가 아니냐. 그런데 왜 신분을 가르쳐 줘야 하느냐고 따졌다.

주최 측은 이 남성이 신분을 밝히지 않자 국정원 직원으로 착각했다.

결국 현장에 지구대 경찰관들이 출동하고 나서야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관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주최 측 관계자들에게 남성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확인 결과 이 남성은 창원중부경찰서에서 탈북민 업무 등을 맡고 있는 보안과 소속 경찰관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논란이 불거지자 즉각 진화에 나섰다.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경찰서장은 경찰서를 찾은 기자회견 주최 측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찰은 또 이 같은 책임을 물어 해당 경찰관에 대해 즉각 인사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규 창원중부경찰서장은 경찰관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