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식물 ‘개병풍’, 설악산에서 서식지 첫 발견

멸종위기 야생식물 ‘개병풍’, 설악산에서 서식지 첫 발견

기사승인 2017-07-02 12:56:18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6월 초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개병풍’ 서식지 1곳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한 개병풍 서식지는 약 300㎡ 규모로 바위에 둘러싸인 깊은 골짜기 응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해당 서식지에는 개병풍 200여 개체 이상이 자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것은 잎의 지름이 90cm를 넘을 정도로 생육상태가 우수하고, 태백산 등 현재까지 알려진 국립공원 내 개병풍 서식지 중에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개병풍 기존 서식지가 강원도 평창, 정선, 태백 등으로 알려진 만큼 설악산에도 자생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강릉대 자연과학연구소 홍문표 박사와 공동으로 현지 주민 탐문 등 현장점검을 통해 구전으로만 알려졌던 설악산 내의 개병풍 서식지를 최초로 확인했다.

개병풍은 깊은 계곡 응달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높이 100~150cm, 잎자루와 더불어 가시 같은 거센 털이 많고, 자주색을 띤다. 뿌리잎은 둥근 방패 모양, 가장자리가 7갈래쯤으로 얕게 갈라지며, 큰 것은 지름 80cm 이상이다. 잎자루는 길이 100cm에 이른다. 줄기에 붙은 잎은 아주 작다. 꽃은 6~7월에 피고, 줄기 끝의 큰 원추꽃차례에 달리며, 흰색이다. 꽃받침은 통 모양, 4~5갈래로 갈라진다.

손바닥 모양의 커다란 잎의 지름이 약 1m 정도인 개병풍은 북방계희귀식물이다. 우리나라 육상식물 가운데 잎이 가장 큰 종으로 한반도 중북부, 중국 동북부, 러시아 일부지역에만 자생한다. 개병풍의 잎이 마치 연꽃과 닮아 산에 사는 ‘산연’, 또는 병풍쌈의 넓적한 뿌리잎 모양과 비슷해 ‘가짜 병풍쌈’이라고도 불린다.

개병풍은 강원도 고산지대의 깊은 계곡 응달에 극히 일부가 무리지어 자생한다. 잎이 크고 꽃이 아름다워 관상가치가 뛰어나 남획의 위험이 높고 개체수가 매우 적어 1998년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김종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이번에 발견된 개병풍 서식지 보전을 위해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을 확대·지정하고 관련 전문가들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 지속적인 보전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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