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아이돌 그룹부터 제주도 생활까지… 이효리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색을 자랑하며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효리는 그동안 보여준 색을 한데 섞어 새 앨범 ‘블랙’을 만들었다. 알록달록한 색이 뒤섞이며 빛나는 ‘블랙’이 탄생한 것.
이효리는 4일 오후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된 여섯 번째 정규앨범 ‘블랙’(BLACK)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4년 만의 컴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효리는 “컴백 시기를 정해놓지 않아, 긴 기다림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스스로도 궁금했다”며 “기다리다 보니 자연스레 하고 싶은 말과 마음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며 가수 이효리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블랙’은 이효리가 4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총 10곡이 담겼다. 이효리는 이중 9곡을 작사하고 8곡을 작곡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앨범에 실었다. ‘텐미닛’의 작곡가 김도현과 공동으로 앨범 프로듀싱을 맡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이효리가 4년 전 발매했던 ‘모노크롬’의 연장선에 있다. ‘모노크롬’에 처음 자작곡 ‘미스코리아’를 수록하며 음악적인 변신을 꾀했던 이효리는 이번 앨범에서 보다 깊어진 자신의 생각과 감성을 드러내고자 노력했다. 이효리는 “‘모노크롬’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후 노내가 노래를 쓰고 덜 화려해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번 앨범에는 제가 쓴 곡을 더 많이 수록해 저의 생각을 넣고자 했다”고 신보 ‘블랙’에 관해 설명했다.
타이틀곡 ‘블랙’은 화려한 모습 뒤에 가려졌던 본질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효리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이효리는 “화려한 모습을 걸쳤을 때, 과거만큼 예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만큼 화사하지 못할 거면 깊이 있는 음악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음악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가 곡을 쓰고 작사를 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힘을 썼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효리는 수록곡을 하나씩 소개하며 앨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앨범 수록곡에는 결혼 후 제주도로 내려가 생활한 이효리의 달라진 삶이 묻어난다. 타이틀곡과 함께 음악방송 무대를 장식할 ‘화이트 스네이크’(White Snake)는 이효리가 푹 빠져 있는 요가와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8번 트랙 ‘예쁘다’는 마흔에 가까워진 이효리가 20대 시절 자신을 되돌아보며 써 내려간 노래. 이효리는 “20대 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예쁘다’였다. 그 당시 많은 사람이 내게 예쁘다는 말을 했지만, 정작 스스로는 타박만 했다”며 “노래로 그때의 나를 위로해 보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음악적 변화는 여성 뮤지션 이효리가 가진 고민에서 비롯됐다. 이효리는 “뮤지션은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고 음악적 폭도 넓어지는데, 여성 가수는 젊고 예쁠 때만 활동하다가 조금씩 뒤에 묻히는 것이 안타깝다”며 “겉모습은 변할 수밖에 없다는 현상을 받아들이고 내면을 가꾸고자 했다. 어떤 메시지를 담아 어떻게 노래할지 고민하며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블랙’은 짙은 진정성을 내세운 앨범이지만, 이효리가 화려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효리는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며 “저는 여러 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욕심이지만, 화려하지 않은 면도 사랑받고 싶다는 가수로서의 바람이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무대 위에서 농염한 모습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알록달록하지는 않지만,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있고 깊이 있는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이효리다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효리는 4일 오후 6시 신보 ‘블랙’을 발표하고 일주일간 음악방송에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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