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LG 윤지웅은 ‘음주’ 선배들의 교훈을 잊었나

[옐로카드] LG 윤지웅은 ‘음주’ 선배들의 교훈을 잊었나

기사승인 2017-07-11 15: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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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윤지웅(29)이 스스로의 앞날에 짙은 그늘을 드리웠다. 팀에게도 큰 악재다.

LG 트윈스 투수 윤지웅은 지난 10일 새벽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에 접촉 사고를 당했다. 이후 사고 처리 과정에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윤지웅의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는 0.151%로 면허 취소 기준인 0.1%를 훌쩍 넘었다. 

한국도로공사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농도 0.05% 상태에서는 평상시의 2배, 만취상태인 0.1% 상태에서는 6배까지 사고 확률이 증가한다. 윤지웅의 알코올농도 수치와 같은 0.15% 상태에서는 사고 확률이 무려 25배까지 증가한다.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이에 LG 구단도 과감히 칼을 빼들었다. LG측은 10일 윤지웅에 벌금 1000만원과 잔여시즌 출장 정지의 철퇴를 내렸다.

윤지웅은 본인 커리어상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34경기 출장해 선발과 계투를 넘나들며 1승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86으로 호투 중이었다. 하지만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시즌 절반을 송두리째 날렸다.

윤지웅 개인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큰 타격이다. LG는 현재 39승1무39패로 리그 6위에 머물러있다. 1군에서 가용할 수 있는 투수 자원이 절실한 시기에 윤지웅의 허무한 낙마는 타격이 크다. 설상가상 같은 날 에이스 허프까지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또 사건 당일은 선배 이병규의 은퇴식이 치러진 날이었다. 감동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팀을 찝한 구설수에 휘말리게 만들었다.

심지어 윤지웅은 경찰에 “이병규의 은퇴 기념 회식에 참가했다가 귀가하던 도중이었다”고 거짓 진술해 떠나는 선배의 얼굴에 먹칠까지 했다. 

음주운전 구설수에 휘말린 선배들의 사례에서 전혀 깨달은 바가 없었는지 의문이 든다. LG는 2년 전 정성훈과 정찬헌의 음주운전 적발로 홍역을 앓았다.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던 LG는 당시의 연이은 충격으로 순위가 곤두박질쳤고 결국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들과 2013년부터 한솥밥을 먹은 윤지웅이다. 정상적인 선수라면 경각심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그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2년 전을 회상할 필요도 없다. 올해 초에도 윤지웅에 경각심을 줄 만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강정호는 음주운전이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이미 2차례의 음주 운전 적발 경험이 있었고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재판 결과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는 한국에 발이 묶인 상태다. 

크게 부각되진 못했지만 kt 위즈의 오정복 역시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쯤 되면 음주상태로 운전대를 잡는 이들의 저의가 궁금하다. 선후배, 지인의 음주운전 적발을 그저 타인의 지독한 ‘불운’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면서 대리운전을 청할 자금적 여력이 없었는지도 의문이다.

윤지웅의 음주운전 사실은 다른 차량으로부터의 접촉사고로 인해 ‘우연히’ 적발됐다. 사고가 없었다면 윤지웅의 음주운전 사실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을 터다. 하지만 부디 윤지웅이 ‘재수 없는’ 적발 상황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길 바란다. 음주운전은 명백한 범죄이자 잠재적 살인 행위다. 경찰과 숨바꼭질 하는 어린애 장난이 아니다.

윤지웅이 만취 상태에서의 운전 실력이 아니라,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던질 공을 신뢰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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