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30)이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린드블럼과 총액 47만5000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외인 투수 닉 애디튼이 웨이버 공시 된 이후 하루 만이다.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영입이다. 에이스급 투수를 영입하겠다던 롯데 구단의 선택은 2015~2016시즌 롯데 마운드를 지킨 ‘옛’ 에이스였다.
최선이라기보다 차선책 같은 인상이다. 롯데 측도 이를 인정했다.
선수가 없었다. 후보를 추렸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눈여겨 본 선수가 소속 구단의 협상 불가로 묶이는 일이 허다했고 협상 막바지에 빅리그에 콜업되기도 했다.
올 시즌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간 린드블럼도 접촉 당시엔 계약이 어려울 듯 했다. 하지만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후 롯데 복귀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드블럼은 2015~2016시즌 롯데에서 23승24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2년간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전설 최동원의 이름을 본딴 ‘린동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올해도 재계약이 유력했지만 딸의 건강 악화로 인해 계약이 불발됐다.
한편으로는 최선에 가까운 차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린드블럼은 2015년 32경기 등판해 13승11패 3.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부분 리그 5위의 성적이다. 소화한 이닝은 무려 210이닝으로 리그 전체 1위에 달했다.
롯데는 허리와 뒷문이 약하다. 따라서 선발 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애디튼이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끝내 퇴출된 것은 부족한 이닝 소화 능력 때문이었다.
준수한 평균자책점에 이닝이터. 린드블럼은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투수다.
KBO에서 검증된 투수라는 점도 롯데의 선택을 납득시킨다. 새로운 외인영입, 특히 시즌 중반 낯선 투수를 영입하는 것은 리스크가 따른다. 최상급 선수들은 이미 시즌 초반 계약을 마친 상태고 마이너리그로 강등 된 선수들도 후반기 콜업이나 다음 시즌을 위해 고삐를 당긴다.
린드블럼은 KBO에서의 활약, 메이저리그 콜업 등으로 두루 검증 된 선수다. 롯데가 아닌 타 구단에서도 충분히 눈독을 들일 선수다. 게다가 린드블럼은 팀에 대한 책임감과 애착이 강한 선수다.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SNS 등을 통해 롯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왔다. 갈 길 바쁜 롯데의 후반기 레이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건 의문부호를 지우는 일이다. 지난 시즌 린드블럼은 177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5.28로 치솟았다. 구속은 2015시즌과 차이가 없었지만 제구가 높았고 정타가 잦았다. 전반기에만 20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2015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한 여파라는 시각이 있지만 분석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시즌 트리플A 성적도 17경기 2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위력적이진 않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린드블럼이 증명할 수 있을까. 린드블럼은 14일 오후 한국땅에 발을 디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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