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양균 기자] 최근 분쟁에 휩싸인 목포한국병원의 류재광 병원장이 본지에 심경을 밝혔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말 류 원장이 유튜브에 올린 ‘사기꾼 병원장의 고백’이라는 동영상이다. 류 원장은 동영상에서 주주원장들의 과도한 배당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한 시간여에 걸쳐 류 원장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류 원장은 이번 분쟁의 발단과 문제가 된 모 원장의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증언했다.
비영리 의료법인화와 관련한 갈등이 불거졌다.
과거에도 ‘사기꾼 병원장의 고백’으로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고광일 원장과 강철수 원장은 비영리 의료법인으로 전환은 곧 “류재광이 병원을 먹어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주주원장들이 비영리 의료법인 전환을 반대한 이유가 영향력 축소를 우려해서란 것인가.
그들은 병원을 뺏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류재광이 병원을 먹어치우기 위해 가져가기 위해 물불을 안 가린다. X아이다’ 이렇게 주장한다. 목포에서 날 정신병자라고 말하고 다녔다. 30년 동안 국회 의료법 개정 등에 참여해왔다. 여러 일을 하면서 목포와 병원쪽 사람들과의 친분이 적었다. 반면 그들은 여러 사람들과 친분을 가졌다. 이들의 주장을 일일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긴 어렵지 않은가. 처음에는 내 억울함을 목포에만 알리려고 유튜브에 올렸다. 그랬던 것이 전국에 퍼져버렸다.
과거에도 비영리화 의료법인의 필요성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목포한국병원이 국가의 도움을 많이 받아온 건 사실이다. 나는 병원은 국가의 것이라는 생각이다. 병원을 국가에 기부하고, 비영리 의료법인으로 전환, 공공의료와 공공의료 의과대학에 힘을 쏟자고 내부에서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주주원장들은 보건복지부로터 230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인건비 부분은 이미 사용했기 때문에 국가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영상을 금방 내렸다.
영상이 퍼지면서 세계일보는 국비 운용에 대해 지적했다. 국비 집행은 내가 맡아서 했다. 한 푼도 잘못 없이 사용했다. 복지부 감사를 빨리 받고 이를 밝혔으면 한다. 연합뉴스에서는 세금 탈세를 거론하더라. 언론보도가 핵심을 벗어나는 것 같았다. 각 언론사에 전화해서 왜 기사가 그렇게 나갔는지를 묻자, “(기사를) 야시시하게 쓰다 보니 그렇게 나갔다”고 하더라. 이렇듯 본래 취지와는 다른 보도가 이어지자 결국 영상을 내렸다.
보건복지부도 목포한국병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병원 회의 당시, 주주원장들은 “싸울 바에 청산하자. 딴 사람에게 팔아버려서 나눠 갖자”고 하더라. 이건 아니지 않나. 회의 내용을 녹음해서 복지부에 들려줬더니 깜짝 놀라더라. 그러면 큰일 난다고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고를 이처럼 정리하면 예산 집행을 한 복지부 과장들이 다 당한다”며 “공문을 보내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 후 복지부 공문이 3월 22일 도착했다. 복지부에서 하루빨리 감사를 벌여 복지부 지원 예산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려주를 바란다. 그래야 더 이상 분쟁이 안 생긴다.
사태가 지금처럼 커지기 전에 내부 논의는 충분히 이뤄졌나.
수없이 했다. 대화 자체가 막혀서 진전이 안됐다. 나는 병원이 내 것이 아니라고 본다. 상대측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니 대화가 막히지 않겠는가. 나를 포함해 주주원장들의 나이가 60대 중반이다. 이중 어느 누가 죽거나 은퇴하면 바로 소유권 분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병원은 망한다. 미리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의 동업계약서에는 주주가 죽거나 나가게 되면 어떻게 해준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나는 비영리 의료법인으로의 전환을 해결책으로 봤다. 이게 힘들면 목포한국병원을 부동산 투자 법인화해서 주식화시켜놓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다른 주주원장들은 모두 거부했다. 공공성을 갖도록 차라리 복지부가 병원을 소유, 공공의료병원으로 만들자는 게 내 생각이었다.
양측의 이익배당금 주장이 엇갈린다. 상대측은 실제 이익배당금 수령액은 4~5억 원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세금을 더하면 고광일·강철수·오탁순 원장은 24억 원을 가져갔다. 세무조사를 하면 이러한 내용은 더 확실하게 밝혀질 것이다.
류재광 원장은 모원장의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 상습 투약 사실을 폭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전남지방경찰청은 해당 원장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전남지방경찰청은 내사만 했다. 정식 수사를 한 게 아니다. 소문을 듣고 단 세 명에게 질문을 했다. 목포한국병원 약사와 해당 원장을 치료한 주치의, 정신과 의사 등이다. 주치의는 병원 주주원장 중 한 명이다. 이들은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 및 관리 담당자들이다. 이들이 사실대로 밝히면 잘못을 시인하는 셈인데 과연 제대로 말을 했겠는가.
이른바 이들이 입을 맞췄다는 건가.
그렇다. 경찰은 이 세 명의 대답만 듣고 내사를 종결했다.
모원장의 마약류 및 향정신성 의약품 상습 투약과 관련해, 진실은 무엇인가.
K원장은 프로포폴·아티반·데메롤·펜토 등의 주사를 많이 맞았다. 외래에서 주사를 맞다보면 숨이 (넘어)간다. 숨이 멈춰버릴 정도로 스레스홀드(Threshold, 역치), 즉 마약에 대한 역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이러한 주사를 한 대만 맞아도 되는 것을 그 원장은 서너 방을 맞아야 한다. 3~4방을 맞다보면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사를 놓던 간호사가 놀라고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주장대로라면 마약 중독 수준 아닌가.
그러면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겁을 줬다. 설혹 병원에서 사망하면 어떡하나. 병원 명예 실추는 둘째치더라도 남은 자식들이 어떻게 되겠는가. 강하게 투약을 못하게 하고 병원 비영리 법인화로 논쟁이 불거지자, 작년 12월부터는 병원 내에서는 투약을 받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마약류의 투약이 계속 됐나.
거기까진 확인할 수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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