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매각 인수 나선 ‘케이프투자증권’ 주위 우려 불식시키려면

[기자수첩] 매각 인수 나선 ‘케이프투자증권’ 주위 우려 불식시키려면

기사승인 2017-07-22 02:00:00

[쿠키뉴스=유수환 기자] 기업 간의 결합(인수·합병)은 어느 업종에서든 큰 이슈다. 두 회사의 물리적 결합이 생기는 파장 효과가 만만치 않아서다. 과거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도 일회성 이슈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사안이다. 

인수·합병(M&A)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진 않는다. 인수합병 이후 구조조정, 내부 갈등, 정치경제적 여파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증권업계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근 케이프투자증권의 증권사 인수전에 뛰어든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이어 SK증권 인수 합병 후보자로 나섰다. 

표면적으로 합병을 통해서 사업다각화 전략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움직임에 대해 다소 우려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시도가 외연 확장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에서 케이프투자증권의 인수·합병 추진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케이프투자증권의 모(母)기업 케이프의 성격과 최대주주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케이프투자증권의 모(母)회사 케이프는 선박엔진부품 제조사로 알려진 회사다. 케이프는 지난해 기준 자산 매출 1221억원, 영업이익 61억원, 직원 수 133명을 보유한 중소기업이다. 케이프의 시가총액(7월 20일 기준)은 약 635억원으로 856위에 머물러있다. 1200여개의 코스닥 상장 기업 가운데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LIG투자증권 인수 당시에도 노조 등은 자금 조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케이프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김종호 회장의 국적은 캐나다로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이다. 그는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 위치한 공립 종합대학교 맥길 대학교(McGill University) 출신으로 IBM 캐나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는 1997년부터 케이프의 대표이사가 된 후 현재까지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케이프 전체 지분의 21.39%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성격도 논란거리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SPC(특수목적법인)인 ‘이니티움2016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케이프투자증권의 모(母)기업 케이프가 지난해 6월 출자(190억원)한 종속기업이다. SPC는 말 그대로 특수한 목적(투자)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 회사인 케이프가 출자하긴 했지만 최대주주가 특수목적법인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수가 성공한 뒤에도 논란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SK증권 내부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복리후생 및 기업문화 등을 제시해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이 LIG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지점 축소를 추진한 적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SK증권 노조 측도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한 부적격 사유로 ▲LIG투자증권 인수 후 내부적 갈등을 겪고 있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상황 ▲인수 대상인 SK증권보다도 작은 케이프투자증권의 규모 ▲불분명한 실제 인수 의사 등을 거론했다.

이러한 우려에 케이프투자증권은 “인수가 성공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SK증권을 인수하더라도 독립회사로서 당분간 분리한 뒤 경영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합병은 회사의 덩치를 키우고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주변의 우려와 불식을 씻어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칫 인수 합병이 ‘제살 깎아먹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케이프투자증권 스스로 적극적인 비전 제시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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