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조리사들, 700명분 삼계탕 만들다 '봉변'

공사현장 조리사들, 700명분 삼계탕 만들다 '봉변'

SK하이닉스 신축건물 공사장 간이식당서 사고... 일산화탄소 중독 의심

기사승인 2017-07-22 16:58:22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의 신축 건물 공사현장에서 삼계탕을 만들던 조리원 13명이 무더기로 병원 신세를 졌다.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나 당장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2연합뉴스에 따르면, 시공사와 계약해 운영되는 이 식당의 이날 점심 메뉴는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이었다. 이 식당의 조리원 17명은 아침부터 조리실에 솥을 여러 개 걸어 놓고 삼계탕을 끊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954분께 조리원 6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이 중 2명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식당업체 관리팀장은 즉시 119로 신고했다.

119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고, 추가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7명도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식당에서 연료로 쓰는 LP가스 유출이 의심됐으나, SK하이닉스와 소방당국이 각각 가스 탐지기로 확인한 결과 LP가스는 누출되지 않았다. 현장에 설치된 가스 감지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LP가스가 누출되지는 않았지만, 식당 내부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꽤 높았다"고 말했다. 

조리원들이 700인분의 삼계탕을 조리하느라 평상시보다 많은 LP가스를 쓰면서 일산화탄소 등 불완전 연소한 가스가 꽤 많이 발생한 탓에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가 청주에 짓고 있는 이 공장의 건립비는 무려 12000억원에 달한다.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규모 공사인데, 현장 근로자가 무려 700명이다. 이날은 장마 끝에 가장 무더운 시기를 뜻하는 대서(大暑)를 하루 앞둔 중복(中伏)이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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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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