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강석기자] #1 지난 28일 A은행 경산지점을 찾은 김모(51·대구 동구 거주)씨는 은행창구에서 1시간을 기다린 끝에 급한 돈은 출금했지만, 불편한 심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 은행의 영업장 신규·입출금 창구는 4곳, 기업·펀드·대출 창구는 6곳으로 신규·입출금 창구 2곳은 ‘자리 비움’ 표지를 올려놓고 2곳만 운영돼 대기 고객들의 불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은행 수익을 위한 6곳 창구는 고객 하나 없이 직원들은 의자에 앉아 놀고 있으면서 객장 밖 고객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급한 마음에 기업창구로 가서 출금을 부탁해 봤지만 “옆 창구서 하라”는 답변만 듣고 거절당했다.
#2 교직에서 퇴직한 후 용돈벌이 삼아 자판기 3대를 운영하는 서모(63·여)씨는 1주일에 한번 걸어서 2분 거리도 안 되는 A은행의 함 지점을 앞에 두고도 10분 거리의 농협에서 동전을 바꾼다. 이유는 이 지점에서 언제부턴가 ‘동전교환’은 하지 않는다는 안내 표지판이 내걸렸기 때문이다.
현직에 근무할 때부터 거래하던 은행에서 동전 몇 만원으로 인해 늘 다른 은행을 찾아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A은행이 과도한 수수료와 실적 쌓기에 열을 올리면서 대고객 서비스는 외면, 은행을 찾는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A은행 경산지점과 논공지점 등 몇몇 점포는 신규·해약, 입출금 등으로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이 최소 20~30분에서 길게는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되고, 고객이 기다리든 말든 기업 금융이나 펀드, 대출 창구의 직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어처구니없는 창구 운영이 다반사가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점포에서는 안내판까지 내걸고 ‘동전교환은 하지 않는다’며 버젓이 배짱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시중 은행들은 앞다퉈 고객 존중, 고객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바꾸는 추세인데 반해 A은행은 점포 내부의 영업장 구조조차 ‘돈 되는 손님과 돈 안 되는 손님’으로 바꿨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8일 낮 12시 50분경 A은행 경산지점에 도착한 이모씨는 19명의 대기 손님이 있는 149번의 번호표를 뽑았지만, 업무 중 잠시 나온 터라 조급한 마음이 앞섰다.
2개의 창구에서 입출금 업무가 진행되고 이마저도 1개 창구는 한 고객이 30분 넘게 붙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텅 빈 기업 창구에 가서 출금을 부탁해 봤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이씨는 가까운 지방은행을 외면하고 그것도 한 달에 몇 만원의 계좌이체 수수료에다 입출금 통지수수료까지 부담하면서 10년째 이 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의 창구 운영 방식이나 영업장 운영이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50분을 기다린 끝에 차례가 왔지만 은행 직원은 “입금 사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00부에서 출금을 거절할 수 있다”는 얘기에다 통장재발행 수수료 3000원 수표발급 수수료 1000원을 부담하고 나서야 1시간 만에 은행 문을 나설 수 있었다.
이씨는 “A은행이 배짱 영업을 하는 것 같아 황당했다”면서 “ 출입문 입구 안내판에 동전교환을 거절 한다는 내용을 보니 ‘배가 부르구나’는 생각도 들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대구 논공지점을 거래하는 정모(42·여)씨는 “A은행에서 입출금 거래를 하려면 기본 1시간은 기다려야 된다”면서 “은행 측이 업무 분장 때문에 영업창구를 구분한 것은 이해하지만, 돈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 같아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점에서 융통성 있는 창구 운영을 못 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