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에 숨진 두 아기의 못 다 핀 생(生)

엄마 손에 숨진 두 아기의 못 다 핀 생(生)

기사승인 2017-08-10 11:23:24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지적장애 3급인 A(35)씨는 가정 내 갈등을 겪다가 수년 전 집을 나왔다.

A씨는 초등학생 6학년 정도의 지적 수준이어서 마땅한 직업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수중에 돈이 있을 때는 찜질방을, 그렇지 못할 때는 노숙을 하며 전전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B씨와 사귀게 됐고,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둘은 한 집에서 같이 지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 아이를 갖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뜻하지 않았던 임신 소식을 반기지 않았다.

아이를 어떻게 할거냐B씨 질문에 A씨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 사이 A씨 배는 점점 불러왔다.

그런데 출산이 임박한 A씨가 만삭의 몸을 이끌고 찾아간 곳은 산부인과 병원이 아닌 찜질방이었다.

20136월 새벽 A씨는 이 찜질방 화장실에서 첫 번째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A씨는 곧바로 이 아이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B씨는 아이의 행방에 대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1년여가 지난 뒤 A씨가 다시 B씨 아이를 갖게 되면서 안타까운 일은 또 반복됐다.

A씨는 201411월 오전 지인 집에서 두 번째 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이 아이 역시 엄마 배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돼 생을 마감했다.

A씨가 또 아이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다. A씨는 이 아이의 시신을 한 조그만 공원 근처에 유기했다.

이 사건은 4년 만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12‘A씨가 출산한 아이의 행방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가 한 산부인과에서 2차례 임신 진료를 받은 내역을 확인했다.

A씨는 지인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 조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를 낳아 기를 수가 없어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범행 3년 만에 두 번째 아이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아이 시신은 검은 비닐에 쌓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경찰은 첫 번째 아이 시신도 찾기 위해 계속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숨진 아이가 A씨 자녀인 점, 목이 졸려 살해당한 점 등을 확인했다.

경남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은 살인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해 A씨 치료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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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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