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양균 기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 자리.
오후 2시 20분 속개된 회의 자리에는, 그러나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보이질 않았다. 그 자리는 식약처 공무원으로 채워져, 장관 대신 답변을 해야 했다. 이날 동시에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 결산소위에도 류 식약처장 대신 다른 공무원이 참석했다.
류 식약처장이 도망치듯 빠져나간 이후에도 회의는 계속 이어졌다. 김종회 의원(국민의당)이 식약처 공무원에게 물었다. “유럽에서 식용 계란을 수입하고 있지요?” “네.” “유통 중인 계란을 믿을 수 있나요? 식약처는 왜 입장 발표를 안 하죠?”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면 발표하겠습니다.” “살충제 잔여량 검사를 끝마쳤습니까? 말해보세요.” “(유럽산 계란 중) 일부를 끝마쳤습니다.”
‘일부는 끝마쳤다.’ 김 의원의 표정이 일순 변했다. “오전에 (류영진) 식약처장은 ‘검사를 끝냈다’고 했습니다. 말이 왜 바뀌죠?”
식약처 공무원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잠시 머뭇거렸다. “아닙니다. 일부는 끝냈다는 겁니다.” 김 의원의 목소리 변화는 없었지만, 재차 따져 묻기 시작했다. “그건 말이 안 되죠!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닙니까?”
그러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제가 몇 마디 해도 되겠습니까? 8월 8일과 9일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산 계란의 조사를 했다. 16일부터 추가로 유해 농약 조사가 이뤄졌고요. 계란이 스페인을 거쳐서 올 수도 있지 않느냐는 문제제기도 있습니다만, 수입 계란은 수입국외의 것은 들어오지 못합니다. 스페인산은 들어온 적이 없다. 조사가 끝난 건 안심해도 된….” 김 장관은 ‘안심해도 된다’는 부분은 말을 흐렸다.
식약처 공무원의 “선제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대답했지만, 그마저도 맥이 빠진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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