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2명은 척추질환이 의심돼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오히려 운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전문가들은 척추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15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창립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대국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35세 이상 75세 미만 남녀 17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척추질환이 의심되지만) 병원을 가지 않는다고 답한 환자들 중 ▲한의원에 간다(10.5%) ▲참고 버틴다(4.5%) ▲운동을 한다(1%) 순으로 응답했다.
이들은 병원을 가지 않는 이유로 ▲수술없이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고 믿으니까(27.5%) ▲병원치료가 신뢰가 가지 않아서(23.7%) ▲수술하라는 이야기를 들을까봐(16.8%)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11.5%) 등을 꼽았다.
척추신경외과학회 측은 이번 결과를 통해 척추질환에 대한 올바른 의료지식 전달의 필요성을 절감, 대국민 홍보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조용은 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에 와서 의사를 만나는 시간이 길어야 10분 정도다. 짧은 시간에 소통하려다보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이번 대국민 홍보캠페인 목표는 단편적인 자료가 아니라 척추신경외과학회에서 공인한 보편타당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올해에는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에 대한 자료를 만들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5~10년 정도 이러한 작업을 통해 국민들이 잘못된 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조정기 대외협력이사(여의도성모병원)는 “척추질환의 경우 우리나라는 한의원부터 도수치료를 하는 민간까지 너무 많은 선택지로 인해 국민들의 혼란이 많다. 문제는 잘못된 의료정보”라며 “허리디스크 급성기에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 그런데도 방송에서 심지어는 의사들이 요가, 등산, 자전거가 디스크에 좋다며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환자들에게 표준진료지침을 알리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한편, 척추신경외과학회는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 예산을 받아 허리디스트(요추간판탈출증)에 대한 표준진료지침을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 조용은 회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척추 관련 학회에서 마련한 표준진료지침이 없었고,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이번이 첫 사례인만큼 의료계 내 비교적 공통된 의견을 제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정형외과 계열의 대한척추외과학회도 동참해 감수를 맡기로 했다. 거의 완성단계로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