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용호 “트럼프, 선전포고했다…美 폭격기 격추할 자위권 있어”

北 리용호 “트럼프, 선전포고했다…美 폭격기 격추할 자위권 있어”

기사승인 2017-09-26 00:59:57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았던 리 외무상은 25일(현지시간)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명백한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북한 영공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의 강경 발언으로 인해 북·미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를 거듭하게 됐다. 미국이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을 한반도 인근에서 운용할 경우, 북한에서 자위권을 발동해 격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표한 것이다. 실제로 B-1B 랜서 등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에 대한 강한 반발이기도 하다. 지난 24일 B-1B 랜서 2대와 주일 미군 F-15C 전투기 5~6대가 북한 강원 고성에서 동쪽으로 200여㎞ 떨어진 국제공역에서 비행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끝내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한 선전포고”라며 “지금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모든 회원국 대표단을 포함,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리 외무상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 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했다. 이날 연설 시간 중 약 4분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험담으로 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연설을 들었다”며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틀 로켓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위원장에 대한 조롱의 뜻을 담아 ‘리틀’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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