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추석에도 고향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

[친절한 쿡기자] 추석에도 고향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

추석에도 고향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

기사승인 2017-10-03 11:03:36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타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오랜 시간 길 위에서 기다리는 것을 감수하고도 고향을 찾고 있지요. 하지만 고향에 가고 싶어도 오고 싶어도 여전히 그리워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통치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이산가족을 남겼습니다. 국내에는 10만 여명의 남북 이산가족이 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6.25전쟁 때 고향을 떠나 피난을 왔던 사람들로 고령입니다. 절반 정도는 그리운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습니다. 

정부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북한 정권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지요. 하지만 북핵 문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이들의 상봉마저도 가로막힌 상황입니다. 정치적 해법이 없는 한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제  시대 때 고향을 떠나 북간도로 향했던 고려인들입니다. 이들은 소련 붕괴 이후 무국적자로 전락해 중앙아시아에서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문제와는 달리 정부가 관심만 가지면 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동북아평화연대이라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고려인 무국적자들을 연해주로 이주해 정착시키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든 메주, 간장 등 유기농 제품은 사회적 기업 ‘바리의꿈’을 통해 국내에 판매되고 있지요. 수익금은 고려인 정착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도 이들을 돕우려 나서고 있습니다. 농협은 몇 년 전부터 연해주 고려인 정착마을을 찾아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고려인 무국적자를 돕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지난 8월 고려인 동포의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려인들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고, 무국적자라고 할지라도 국내 입국시 여권을 대신하는 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100년간 잊혀졌던 한민족의 역사와 정통성을 바로잡기 위한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들에 대해 조국을 등진 사람들이라며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을 못 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당시 일제 앞잡이들은 경제적 수탈을 넘어 젊은 조선인들을 강제동원, 위안부 등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살아 돌아 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타지에서 목숨을 잃었지요. 이를 견디지 못해 조국을 등진 사람들을 비난하며 외면하기보다는 따뜻하게 보담아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정치적인 문제로 남북 이산가족 문제는 당장 해결하지 못할 지라도 우선 바로잡을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풀어가는 건 어떨까요?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희생을 통해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런 국민들을 위해 국가는 희생을 강요하고 아픔만 줬지요. 국가가 힘이 없어서, 위정자들이 잘못해서,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에게 이제 국가 나서 사과하고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야 할 때입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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