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첫날부터 이변이 발생했다. 대회 참가팀 중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동남아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유럽 전통의 강호 프나틱을 쓰러트렸다. ‘도깨비팀’ 대만 ahq e스포츠도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EDG)에게 일격을 날렸다. 그러나 그 외 경기에서는 한국 대표 3팀을 포함, 전력상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던 팀들이 무난히 승점을 챙겼다.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 1일 차 6경기가 5일(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모두 치러졌다.
중국 로열 네버 기브업(RNG)은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온 터키 1907 페네르바체를 상대로 맞이해 승리했다. 초반 상대 정글러 ‘크래시’ 이동우에게 2킬을 헌납해 어려운 게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정글러 ‘마라샹궈’ 류 시유의 집요한 미드 갱킹을 토대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한국 삼성 갤럭시는 비슷한 색깔의 팀으로 평가받는 유럽 G2 e스포츠를 잡았다. 전 라인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경기 중반 펼쳐진 2차례 대규모 교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후 내셔 남작을 처치하고 G2 본진으로 진격해 넥서스를 터트렸다.
한국 롱주 게이밍은 북미 임모탈즈 상대로 경기 초반 다소 고전했다. 그러나 ‘고릴라’ 강범현이 전사한 상황에서 몰래 내셔 남작 사냥을 성공시켰고, 이후 쉴 새 없이 공격을 성공시켜 30분 만에 게임을 끝마쳤다.
동남아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유럽 프나틱과 난타전을 벌인 끝에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특유의 탑·바텀 라인 스왑, 녹턴 카드 등 철저하게 준비해온 전략의 승리였다. 이들은 24분 만에 킬 스코어 20대13으로 앞선 채 경기를 끝냈다.
한국 SK텔레콤 T1은 1년 만에 성사된 북미 클라우드 나인(C9)과의 리턴 매치에서 완승을 거뒀다. 초반 미드·정글 싸움에서 우세를 점한 이들은 침착하게 스노우볼을 굴려 격차를 벌렸다. 이들은 21분께 미드 한 가운데서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의 라이즈와 ‘스무디’ 앤디 타의 룰루를 잡아냈고, 이후 내셔 남작을 사냥하면서 C9이 전의를 상실케 했다.
대만 ahq e스포츠는 1시간 가까이 접전을 벌인 끝에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잡았다. 원거리 딜러 ‘안’ 초우 춘안의 트위치에게 모든 화력을 집중시킨 이들은 경기 후반 대규모 교전에서 상대 미드 ‘스카웃’ 이예찬의 루시안을 먼저 잡아내면서 경기의 승자가 됐다.
한편 금요일인 오는 6일에도 본선 2일 차를 맞아 6경기가 치러진다. 먼저 대만 플래시 울브즈와 북미 팀 솔로미드(TSM)이 각 지역 맹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본선에서는 두 팀이 1승1패씩을 나눠 가졌고, 4강 진출을 걸고 벌인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는 플래시 울브즈가 승리한 바 있다.
이어 중국 팀 월드 엘리트(WE)와 유럽 미스핏츠 게이밍이 맞붙는다. 두 팀 모두 바텀 듀오가 팀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만큼 바텀 싸움의 승자가 게임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1패씩을 기록해 자존심을 구긴 임모탈즈와 프나틱도 경기를 치른다. 롱주의 독주가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서로를 잡아야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4번째 경기는 반대로 오늘 1승씩을 챙긴 롱주와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맞대결이다. 전력상 롱주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나, 이미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때부터 수차례 파란을 만들어왔던 기가바이트 마린즈이기에 롱주 입장에서도 안심할 수는 없다.
ahq와 C9이 다음 경기를 장식한다. 탑과 미드라이너의 개인 기량이 뛰어난 두 팀인 만큼 상단과 중단에서 치열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식스맨 제도를 십분 활용하는 두 팀이다. ahq는 미드라인에 ‘챠위’ 웡 싱레이를, C9은 탑라인에 ‘레이’ 전지원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의 마지막 경기에선 중국 EDG와 SKT가 맞붙는다. 양 팀은 지난 2015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과 롤드컵에서 맞붙은 바 있다. 상대전적은 5승3패로 SKT가 앞서고 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