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앞둔 강민호, PO 5경기로 평가 말아야

FA 앞둔 강민호, PO 5경기로 평가 말아야

FA 앞둔 강민호, PO 5경기로 평가 말아야

기사승인 2017-10-16 14:25:56

과연 강민호의 가치를 플레이오프 5경기로 평가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의 5차전에서 0대9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짧은 가을야구를 마무리했다.

5차전 총력전을 펼치지 못한 조원우 롯데 감독의 지도력이 화두에 올랐지만 경기가 끝난 후 만만치 않게 성난 팬들의 과녁이 된 건 ‘안방마님’ 포수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2할5푼 빈타에 시달렸다. 홈런이나 장타는 물론이고 타점과 득점도 없었다. 5차전 타순을 미루는 처방에도 1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1차전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넘겨준 것이 치명적이었다. 롯데가 2대3으로 뒤진 11회 장시환의 6구를 잡지 못하며 경기를 그르쳤다.

기선제압에 실패한 롯데는 5차전가지 분전했으나 결국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패했다.

기대했던 만큼 롯데 팬들의 실망도 극심했다. 급기야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속 일부 팬들은 FA를 앞둔 강민호와 재계약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까지 펼치기 시작했다. 

강민호가 찝찝하게 시즌을 마무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5경기로 강민호의 가치를 평가하는 건 섣부르다. 전력을 떠나 어떤 팀이 승리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게 단기전이다. 그만큼 단기전에선 예측불허의 상황이 연출된다. 선수들의 활약 역시 같은 맥락이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지만 강민호는 롯데를 3위, 그리고 5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끈 공신 중 한 명이다. 롯데의 강점인 마운드는 강민호가 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린드블럼을 포함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강민호의 리드가 좋았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강민호는 올 시즌 129경에서 포수로 출장해 1032⅔이닝을 소화했다. 2위 김태군에 비해 74⅓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막바지 무릎 부상을 달고 살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나섰다. 필요할 때는 과감히 몸을 던져 슬라이딩까지 해냈다. 이에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도 받았다. 

또 강민호는 수비 부담이 큰 와중에도 올 시즌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강민호와 같은 타격 능력을 보유한 타자는 찾기 힘들다.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은 누적된 피로에서 온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민호는 4년 전 롯데와 역대 최고액인 총액 75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강민호는 당시 별다른 잡음 없이 롯데와의 계약서에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 

롯데와의 의리가 크게 작용했다. 만약 시장에 나와 평가를 받았다면 뛰어난 타격 능력과 포수라는 포지션의 희소성, 거기에 스타성까지 겸비한 강민호의 몸값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4년이 흐른 지금도 마찬가지다. 강민호가 롯데와의 계약이 불발돼 시장에 나온다면 충분히 군침을 흘릴 구단이 많다. 일부 팬들의 말처럼 이번 FA 때 강민호를 놓친다면 롯데는 당장의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김사훈은 안정감과 공격력에서 주전 포수로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나종덕은 풀타임 포수를 맡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손아섭, 황재균과의 FA 계약이 미지수인 상황에서 강민호 마저 놓친다면 언제 다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롯데가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강민호가 꼭 필요하다.

“어떻게든 1차전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며 고개를 숙인 강민호다. 진정한 팬이라면 지나간 경기에 대한 격양된 감정은 누르고 차분히 내일을 바라봐야 할 때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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