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섭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다녔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지난 2015년 9월 취임한 이래 2년의 재임기간 동안 20차례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지만, 출장 내역을 살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
김 전 이사장은 중국과 일본을 9번, 기타 지역은 11번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미국이 4회로 가장 많았으며 캐나다‧폴란드‧호주‧스페인‧우즈베키스탄‧필리핀‧베트남 등이 각각 1회였다.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동북아 지역이 아닌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출장 활동을 벌였다는 게 오 의원의 지적이다.
동북아가 아닌 국가로 출장을 간 경우는 대부분 외국의 학술단체와 학술회의나 교류 등이었다. 학회 내용을 보면, 동북아 역사와 관련한 포괄적 의미의 정치‧역사‧안보 등과 관련한 주제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오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년 7월에 폴란드 방문 시 김 전 이사장은 ‘세계 정치학 대회’에 참석했다. 이밖에도 동남아 한국학연구학회나 중앙아시아 소재 역사유적현장 조사도 동북아 역사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문제는 또 있다. 출장 시 5명 이상의 일행과 동행한 경우가 8차례였으며, 1회 출장 시 1억 원에 가까운 출장비용을 지출한 경우도 있었다. 평균적으로 매 출장마다 수천만 원의 비용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지난해 9월 미국 하와이에 방문할 시 김 전 이사장은 전 외교부장관, 전 통일부장관, 교육부 학교정책실장과 동행했다. 10월 우즈베키스탄 출장에는 전 금융위원장과 전 안전행정부장관, 전 한국은행 감사 등과 함께 같다. 또한 이에 앞서 같은 해 4월 전 금융위원장, 전 안전행정부장관, 광운대 이사장 등과 함께 중국 출장을 갔다.
오영훈 의원은 “동북아역사재단은 2008년부터 45억 원을 투입해 진행해온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 결국 지난해 공중으로 날려버렸다”면서 “동북아문제 연구‧분석이나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동북아 역사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재단의 역할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 역사와 직접적인 관계도 없고, 이사장의 전공(정치학)과 밀접한 행사에 참석하거나 선심성·외유성 해외 출장에 세금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 의원은 “부적절한 해외출장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