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동안, 몸이 불편한 노인들까지 의도적으로 장기요양등급을 하향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노인인구가 급증하며 요양비용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커짐에 따라 노인환자가 방치되거나 장기입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행됐다.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및 64세미만의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다.
24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등급 인정자의 비율은 2008년 26.8%에서 2017년 7.6%로 급격히 감소했다. 또 2등급 인정자의 비율은 27.2%에서 13.9%로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는 노인인구가 2008년 507만명에서 2016년 677만명으로 33% 증가한 것과는 상이한 결과이다. 5만7396명이었던 1등급 인정자수는 4만3049명으로 줄었다.
또 최근 5년간 1, 2등급 갱신대상자 중 3만2236명이 3등급 이하로 등급이 하락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등급은 판정시 인정기간을 정해지고 기간이 지나면 재심사를 통해 갱신된다. 1년에서 4년 반의 인정기간 동안 만성중증환자인 1, 2등급 노인 3만여명이 장기요양서비스가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해지는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난 것.
반면 1, 2등급에서 등급이 하락된 노인 중 91%가 지원이 끊긴 이후에도 시설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급여가 끊긴 노인들이 도움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져서 등급하향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전혜숙 의원은 “실제로는 가정 내에서 케어가 불가능한 중증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장기요양등급 하향판정이 이뤄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보건복지부는 등급하락자들의 상태가 독립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호전된 것인지 재확인하고 갱신판정심사과정에서 미비한 점은 없었는지 제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