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포수’ 박세혁, PS 두산의 ‘신데렐라’

‘백업 포수’ 박세혁, PS 두산의 ‘신데렐라’

‘백업 포수’ 박세혁, PS 두산의 ‘신데렐라’

기사승인 2017-10-26 15:10:42

두산 백업 포수 박세혁(27)이 포스트시즌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박세혁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건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이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1회말 수비 도중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양의지는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의 포수다. 두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양의지가 채우고 있다.

자칫 양의지의 이탈이 시리즈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서둘러 필드에 오른 박세혁은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철저하게 블로킹을 해냈고 함덕주와 김승회, 이용찬과 김명신 등 불펜 투수들의 무실점 투구를 이끌었다.

PO 4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포수 마스크를 쓴 그는 1안타를 추가했고 함덕주와 김강률의 무실점 피칭을 이끌어 NC와의 혈투를 두산의 승리로 매듭지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식지 않았다.

허리 통증의 여파로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출전한 가운데 포수 마스크를 썼다. 함께 배터리를 이룬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 니퍼트는 정규시즌 후반기 부진, NC와의 PO 1차전에서 5⅓이닝 6실점을 기록하는 등 투구 감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니퍼트는 이날 6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박세혁이 KIA 타자들의 움직임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몸 쪽 공략을 주문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박세혁과 KIA 선발 헥터의 승부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나 다름없었다. 박세혁은 4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헥터로부터 무려 12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다.

비록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헥터는 결국 후속타자 오재원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늘어난 투구 수로 인한 구위 저하로 5회엔 김재환과 오재일에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했다. 

그간 양의지의 백업 포수로 알려졌지만 박세혁은 타 팀에선 충분히 주전을 꿰찰 수 있는 포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세혁에 대해 “원래 방망이가 좋지만 수비나 모든 부분에서도 많이 성장했다. 웬만한 다른 팀에선 주전포수를 해도 된다”고 말했다.

니퍼트 역시 경기가 끝난 뒤 “박세혁도 아주 잘하는 선수다. 주전 포수 2명이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박세혁을 추켜세웠다.

양의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포스트 시즌의 히든 히어로로 떠오른 박세혁. 신데렐라를 넘어 두산의 미래로 성장하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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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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