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보공단 이사장 소신 발언에 할말 잃은 야당

[기자수첩] 건보공단 이사장 소신 발언에 할말 잃은 야당

기사승인 2017-10-27 00:02:00
2년 연속 소신발언을 이어간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정감사가 역대 최고로 빨리 끝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국정감사는 문제인 케어에 대해 야당의 집중 공격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성 이사장이 건강보험료 인상 등이 필요하고, 예산의 정확한 추계가 미흡했다는 점을 일부분 인정하자 같은 질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몇몇 의원의 질의와 성상철 이사장의 답변을 보자.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문케어 보장성강화에 나는 동의한다. 문재는 재원조달인데 재원대책이 솔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수준 부담이 필요하고, 재원 대책이 필요한데 기존 적금 들어놓은 것만 쓰겠다. 그 뒤는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30조6000억원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의사협회 등 추계에 이견이 있다”며 “솔직히 국민들에게 이야기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성상철 이사장은 “과소추계 의견 있는 거 알고 있다. 누적적립금, 사후정산, 국고보조금 늘리고, 보험료 3.2% 정도 인상하면 가능하다고 통상 추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30조6000억원으로 문케어 달성이 가능하냐는 질의에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고, 보험료 인상이 3.2%가 가능하냐는 질의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또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문재인 케어는 결국 포퓰리즘이다. 진료비 걱정 없는 나라라는 용어를 써서는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성 이사장은 “의원님 자료는 현실이기 때문에 팩트로 이해해야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기 때문에 비급여를 앞으로 논의과정을 거쳐 급여를 하려는 것이고, 이런 어려움을 앞으로 유관부처 등과 함께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국민부담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당은 성상철 이사장의 소신발언을 칭찬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했던 질의를 이번 국감에서도 다시 한번 했다. 기 의원은 “백남기 농민에 대해 당시 상식적으로 외인사라고 답변했다. 상식적 답변이었지만 이사장에 존경 가졌었다. 당시 여당의원들의 수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그 이후 이야기 들은 적 있나”라고 묻자 성 이사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말씀 듣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집작케 하는 답변을 했다. 

또 기 의원은 “중압감, 책임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원협회장도 역임했고, 정부기관서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기에 종합적·균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환기시켜드린 것이다. 문케어 ,건보 보장성 강화 가야할 길인가 어려움 많아 미뤄야 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성 이사장은 “어려움 없지 않지만 시대 요청이랄까. 보장성 제자리 멈춘 현황에서 적절한 조치라 생각한다”고 답하고, “지난 정부에서 3대 비급여와 4대 중증질환 정책으로 국민 부담을 많이 경감했고, 아번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는 획기적으로 진전된 것이고, 보장성을 높이는데 유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케어 필요성을 강조해 여당 의원들을 만족시켰다.

결국 성상철 이사장은 문케어와 보장성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여당 의원들로부터 칭찬을 받았고, 야당 의원들의 문케어 재정추계 문제점 지적에는 공감과 함께 비용확보를 위해 건강보험료 인상 등 구체적 실행방안의 필요성을 제시해 면을 세워줬다. 예상 질문에 철저한 답변준비와 소신발언이 국정감사에서 확연히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의원들의 준비는 어떠했을까. 이날 국감을 취재하던 많은 기자들은 반응은 ‘오늘도 문케어로 시작해 문케어로 끝나겠네’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료로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기관들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문케어 말고도 국민건강을 위한 많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만든 탓에 문제점이 드러난 많은 정책들이 논의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종합 국감에서는 문케어 말고도 국민건강을 위한 다른 정책들도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명확히 짚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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