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실수였다. 든든히 두산을 지켜온 양의지라 아쉬움은 더 컸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포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양의지가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선 건 오랜만이었다. 양의지는 지난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때 허리통증을 호소한 이후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박세혁이 양의지를 대신해 투수들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양의지는 복귀전에서 치명적인 판단 착오로 팀의 0대1 패배의 단초가 됐다.
0대0으로 맞선 8회 KIA 김주찬이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버나디나의 보내기 번트가 나왔고 최형우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두산은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나지완이 3루 땅볼을 때렸다. 3루수 허경민이 타구를 아낼 때까지는 상황이 좋았다. 3루 주자 김주찬이 그대로 런다운에 걸리면서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허경민과 양의지가 공을 주고받으며 간격을 좁히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
김주찬이 홈에 근접한 상황에서 양의지가 주자를 쫓지 않고 공을 3루에 뿌렸다. 최형우를 3루에서 처리하긴 했지만 이를 틈타 김주찬이 홈을 밟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결국 이날의 결승득점이 됐다. 양의지가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
양의지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애썼다. 9회 2사 1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양현종과 11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양의지가 끈질기게 양현종의 공을 커트해낼 때마다 관중석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히 젖는 명승부였다.
결과는 양의지의 패배였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양의지는 눈을 감고 탄식했다.
단기전에서 큰 실책을 범했다. 실점을 내어주지 않았다면 뒷문이 두터운 두산이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정규시즌, 그리고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제 역할을 다 해준 그다. 이제 막 2차전을 치른 만큼 여전히 만회할 기회도 충분하다.
이날의 실수가 양의지에 약이 될 수 있을까. 양 팀은 28일 잠실에서 3차전을 치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