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스페인-카탈루냐 주권전쟁

심화되는 스페인-카탈루냐 주권전쟁

스페인, 직접통치 선포에 카탈루냐 푸지데몬 수반, ‘저항’ 촉구

기사승인 2017-10-29 12:07:56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주권다툼이 극화되는 분위기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27일(현지시간) 독립을 선포하자 스페인 정부는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직접 통치를 위해 소라야 사엔스 데 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를 임시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에 해임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 정부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29일 연합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푸지데몬 수반은 카탈루냐 시민들에게 인내심과 자제력,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것과, 독립에 반대하는 동료 시민들을 향한 폭력과 모욕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28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라 섹스타' TV를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우리는 자유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계속 정진하는 동시에 최대한 안정과 평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직접 통치를 선언한 스페인 정부에 민주적인 방식으로 저항할 것을 시민들에게 촉구했다.

이어 “민주 사회에서 정부 각료를 선출하고, 해임하는 것은 의회의 권한”이라며 “지금까지 이룬 것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직접 통치 근거로 사용한) 헌법 155조의 적용에 민주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의 자치정부 해산과 각료 해임을 무효이며 민주적인 방식으로 저항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전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주정 저항’의 부정확함과 연설의 모호함을 문제삼았다.

카탈루냐 역사에 정통한 웨일스의 카디프 대학의 앤드류 도울링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푸지데몬 수반의 성명이 모호하고, 부정확할 뿐 아니라, 새로운 나라의 수반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속해있는 스페인 집권당은 이날 연설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끝없는 무책임을 보여준다”고 평했고, 스페인 검찰은 카탈루냐 자치정부 고위 각료를 오는 30일 반역죄로 기소할 의사를 밝히며 최대 3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27일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과 직접통치를 선포한데 이어 28일 소라야 사엔스 데 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를 직접 통치 임시책임자로 임명하고 오는 12월 21일 지방의회 구성을 위한 조기선거 시행준비에 나섰다.

그 첫 단추는 카탈루냐의 자치경찰 조직인 1만7000여명의 '모소스 데스콰드라'의 수장인 주제프 유이스 트라페로 청장 해임이었다. 

스페인 정부는 그가 반역 선동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터라 더 이상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해임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치러진 분리 독립 찬반 주민투표 당시 투표함과 용지를 압수하고, 이를 방해하는 사람을 체포하라는 스페인 검찰의 지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카탈루냐 분리 독립 진영의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라는 점에서 저항의 싹을 자르려는 스페인 정부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29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중심광장에는 스페인 시민들의 카탈루냐 독립반대를 선언한 집회가,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에서는 독립촉구 시위가 예정돼있어 주권을 사이에 두고 두 진영의 갈등이 가열양상일 띠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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