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내야수 김재호가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4차전에서 0대4로 패했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위기에 몰렸다.

두산 타선은 KIA 선발 임기영을 상대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강점인 수비에서도 흔들렸다. 1회부터 선발 유희관이 늦은 베이스커버로 실점을 내줬다.

무엇보다 0대2로 뒤진 7회초에 나온 김재호의 수비 실책이 치명적이었다. 2사 1,2루 상황에서 나온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를 틈타 2루 주자 고장혁이 홈을 밟았다. 1루 주자 김선빈은 3루까지 진루했다.

실책으로 비롯된 대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추가 실점까지 이어졌다. 

후속타자 버나디나가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점수 차가 순식간에 4점으로 벌어졌다.

믿었던 김재호 카드가 결국 악수가 돼 돌아왔다. 

김재호는 지난 8월 말 왼쪽 어깨를 다쳐 오랜 기간 결장했다. 때문에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수비에는 문제가 없다지만 타격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재호는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통틀어 7타수 무안타 삼진 3개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상대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전혀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김재호보단 플레이오프에서 활약한 류지혁을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류지혁은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배를 자초하는 수비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이후 수비에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류지혁 역시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사이드암 임기영을 상대로는 강점을 보일 거란 의견도 적잖았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김재호였다. 타격감이 당장 살아날 가능성은 적지만 단기전에서 중요한 수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김재호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팀 패배에 기름을 부었다. 타격에서도 대타 박세혁으로 교체될 때까지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두산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5차전을 치른다. 김태형 감독이 5차전에도 김재호를 선발로 내세울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