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성희롱이 빈발하는 가 하면 공금횡령까지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부실해 문제르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잇단 모럴헤저드와 관련, “빈발하는 성희롱사건과 공동모금회의 부적절한 대응을 보면,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남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충남모금회 지회장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지회 사무처장을 포함한 직원 10여명이 제주도 워크숍을 떠났다.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여직원들은 벗어나고 싶었지만 여행 경비를 제공한 고액기부자의 체면, 간부직원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술자리에서 기부자로부터 성희롱이 있었고, 그 자리에 중간관리자도 있었지만 이를 방관, 숙소로 돌아온 후 여직원들이 간부들에게 문제제기와 함께 성희롱 대상자에게 정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모금회 간부는 ‘너희들도 문제가 있다’며 ‘더 이상 확대되면 조직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그냥 덥자’고 회유했다는 게 남 의원이 밝힌 성희롱 사건의 전말이다.
남 의원은 “여직원들은 평소에도 잦은 술자리 문화와 간부들의 안이한 대처에 실망감과 수치심으로 이 사실을 중앙 감사실에 제보했고, 중앙회 감사실에서 감사를 실시했다”며 “그러나 사무처장 및 중간간부를 중앙회에 대기 발령시키고 감사결과를 토대로 지난 각각 1개월의 정직과 경고에 징계는 그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개월 정직기간이 끝난 후 해당 지회장은 수차례 중앙회에 해당 사무처장 및 중간간부의 보직발령을 요청, 8월 25일 사무처장은 여직원 1명과 근무하는 수도권 ‘나눔 교육센터’의 장으로 발령됐다”며 “해당 중간 간부는 피해 직원들과 같은 지역에 있는 대전지회로 다시 발령됐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직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인사조치’라고 반발하며 재심을 요구하는 등 소란이 컸다”며 “2015년에도 경북지회에서 잦은 음주와 회식 등으로 물의를 빚은 사무처장이 여직원을 수차례 성추행, 피해 여직원의 남편이 중앙에 직접 사실을 제보하고 처분을 요구했으나 당시‘ 회장 측근들과 가까웠던 해당 사무처장은 징계위원회에도 회부하지 않고 단순 퇴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당시 퇴직한 사무처장은 공동모금회 배분사업을 하는 타 복지기관의 사업 본부장을 거쳐 최근에는 4만9000여 명으로부터 128억 원의 기부금을 거둬 횡령한 ‘새희망씨앗재단’의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대구지회의 기혼 남성 직원이 하위직급 미혼 여성 직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여 징계 해고된 바 있고, 또한 일부 간부들이 협력사 법인카드로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다 서로 싸워 병으로 이마를 때려 수십 바늘을 꿰매는 등의 음주, 폭행 사건 등이 있었음에도 공동모금회는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오히려 묵인하고 감싸주는 등 도덕적 타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남인순 의원에게 제출한 ‘직원징계 현황’에 따르면, 2014년 광주지회의 회계담당자가 공금을 유용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증빙자료를 위조한 사실이 적발되어 면직 처리됐다. 2015년 전남지회의 회계담당자가 지출처리 절차의 미비점을 이용하여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되어 면직 처리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지회에서 연말 모금캠페인의 모금목표액을 실제보다 하향 조정하여 초과 달성한 것으로 대외적으로 홍보한 사실이 적발돼 관계자들이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받기도 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