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문산자유시장에 6·25전쟁으로 인한 실향민들의 발길이 잦아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 분단을 역사로만 접했던 젊은이들, 어린 아이에게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을 보여주고픈 부모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현실을 접하고자 하는 외국인들까지 문산자유시장을 찾아오고 있다.
이들의 발길이 문산자유시장으로 향하는 것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이곳에서 운영 중인 ‘DMZ땅굴관광투어’를 통해 조금이나마 가까이 북한을 접하기 위해서다.
전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문산자유시장이 바야흐로 경기도 대표 전통시장을 넘어서 한국 대표 전통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전국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최우수시장으로 선정되고 경기도 행복시장 만들기에 선정되면서 문산자유시장만의 특색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돼 3년간 18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옛 문화’라는 재래시장 이미지보다 파주시의 지리적 특색을 살려 전통시장과 관광명소가 결합된 형태로 탈바꿈한 문산자유시장은 DMZ땅굴관광투어를 운영하면서 식당가 매출실적이 50% 상승됐다.
지난 10월 기준 DMZ땅굴관광투어를 이용한 관광객 수는 누적 2만3000여 명이다.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주 화~일요일 낮 12시30분과 오후 1시30분, 하루 2번 운영된다. 하루 평균 50~60명의 관광객이 이용하고 주말이나 방학에는 젊은 층들이 많이 찾았다가 사람들이 몰려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투어에 참여하려면 1인 1만원 이상 구매 후 영수증을 지참하고 이용시간 20분 전까지 철골주차장 앞 접수처에 접수해야 한다. 안보관광이다보니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투어는 도라산전망대와 제3땅굴, 도라산역 등을 도는 코스로 3시간정도 걸린다.
김진하 문산자유시장 상인연합회장은 “DMZ땅굴관광투어는 시장 매출 상승과 함께 문산자유시장만의 특색을 갖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11월 중순 밀리터리존을 추가로 설치해 파주시의 관광명소로도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산자유시장에는 판문점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과 휴게실이 있는 ‘통일관광정’이 마련돼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장 내 투명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휴게공간이다. 시장 측은 통일관광정 한쪽에 3대의 가상현실(VR)체험 기계를 설치해 이달 중순부터 ‘밀리터리존’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조성된 철골주차장은 문산자유시장을 스쳐갈 수 있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다. 철골주차장 입구와 문산자유시장 입구가 마주보고 있어 횡단보도를 건너면 문산자유시장을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문산자유시장은 102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상설시장이지만 매달 4, 9일 5일장이 열려 다양한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문산자유시장은 흥남부두에서 국제시장까지의 고단하고 치열한 인생을 그린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부산 국제시장과 여러모로 닮았다. 처음 건물을 세우고 자유시장으로 불리던 현재의 부산 국제시장과 비슷하게 6·25전쟁 전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파주=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