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NCS라는 국가직무표준이 있다.
산업전반에 걸친 직종들을 직업훈련교육을 시키기 위한 하나의 표준체제인데, 1차 산업에서부터 서비스업까지 모든 직업 훈련들을 체계화해 시스템화 시킨 제도이다. 하지만 모든 다양한 업종에서 진행하다 보니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는 호주의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1999년 최초로 국무조종실 과제의 일환으로 제시되어 2015년 847개 NCS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다.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국가직무표준은 국제적으로도 시스템을 교류하여, 자신이 어떠한 직종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를 달성했는지 검증만 된다면 외국의 어떤 나라에 가더라도 그 분야에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국내에서 전기기사의 자격증으로 일정기간의 경력을 가진 근로자가 있다면 이 근로자는 외국에서 근무할 경우에도 모든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취업 시 이를 근거자료로 서로 경력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NCS의 매우 긍정적인 면이다.
이와 같이 산업분야에서의 NCS교육 및 훈련은 자리잡아가고 있는 시점이고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최근 예술분야에까지 NSC를 적용하려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실용음악 부분의 총 NCS 104개에 대한 모듈(커리큘럼)이 있으며, 작사, 작곡, 보컬, 연주, 프로듀싱까지 가장 낮은 3순위부터 가장 높은 7순위까지의 난이도를 책정하여 훈련기준안을 마련했다. 현재도 수정보완 중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모듈들을 검토한바 있으며, 검토결과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 있음을 직시했다.
취지는 좋으나, 모듈(커리큘럼)들의 다수가 ‘틀안에 갖힌’ 모든 것을 동일시하는 커리큘럼으로 제작이 됐음을 느꼈다.
최근 모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이 “오디션 탈락순위 1순위는 실용음악과 출신들이다”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이 말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심사평에 이해가 되는 면은 다수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똑같은 커리큘럼과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작은 목표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개성과 창의적인 부분을 간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실용음악과에서 배우지 않고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곡을 쓰고 노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나라에서 몇 명이나 되겠는가.
실용음악 NCS의 일부과목에서는 수긍이 가는 분야도 있다. 일부음향과목이나 스튜디오 녹음분야의 경우에는 산출물을 만들기 위한 표준작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것을 모르면 결국 음원을 생산해내지 못하므로, 반드시 알아야 될 작업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음악 분야를 직무표준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둬놓기에는 너무 많은 미스매치들이 존재한다. 작곡이라는 분야만을 보자.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하고 이해를 한다면 그 과정을 마스터한 사람들은 모두 좋은 곡을 작곡할 수 있는가? 만일 그러하지 못하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교육인가? 누구에게 A를 줄 것이며, D를 줄 것인가?
그 좋고 나쁨은 누가 판단하며, 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인가? 판단기준은? 피아노의 ‘도’를 연주하더라도 수 십 가지의 방법이 있고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데 이러한 많은 변수들을 표준이라는 단어로 통일시키려 하는지 이유를 잘 알지 못하겠다.
최근 또 하나의 변화는 문화예술 분야의 훈련교사의 출연이다. 이는 노동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직무교육의 일환으로 각 직종별로 훈련교사들을 배치하게끔 하고 있다. 최근 5월경부터는 실용음악 분야도 훈련교사가 신설되었다. 이들은 NCS와 처음 마주하는 교사들이다. 이와 같은 교안을 가지고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을 지도하는 첫 상황이 발생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보면 참 난감해 보인다. 교안대로 수업을 하지 않으면 각종평가나 운영적인 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교안대로는 수업자체가 불가능하다. 왜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였는가? 원인은 위에서 말한 ‘오디션 탈락순위 1순위사건’과 무관하지 않다. 개성을 무시한 과정만을 중시한데서 오는 것이다.
현재 NCS과정 모듈은 수정과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리라고는 보기 힘들다. 예술분야는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이기 때문이다. 과정과 더불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 즉 포트폴리오를 더욱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시스템화 한다면 개인능력의 함양과 평가가 조금 더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기우현 가수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