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포스코건설 싸움, 장기전으로 가나

게일-포스코건설 싸움, 장기전으로 가나

경영권, 이익배분 등 갈등 여전…장기간 차질 우려

기사승인 2017-11-08 05:00:00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1월 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IBD) 개발사업 진행에 관해 합의점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 개발사업 시행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주주사인 게일(지분70.1%)과 포스코건설(29.9%)이 법적 분쟁을 끝내고 개발 사업을 진척시키기 위해 합의했다.

철수 조건은 두 회사가 설립한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리파이낸싱(재대출)을 통해 포스코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미지급 공사비 등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는 NSIC의 경영권이나 개발이익 배분 등 갈등의 핵심에 관한 내용이 없어 싸움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일단 포스코건설은 NSIC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미지급 공사비 등 재정적 위험을 해소해 주면, 시공권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즉 아직까지 NSIC 지분을 넘겨준 것이 아니다. 또 포스코는 NSIC의 대위변제금상환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액도 만만치 않다. 미지급된 공사비가 약 5000억원에 달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도 약 1조77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와 올해 현재까지 포스코건설이 이 지역 개발과 관련해 인수한 채무만 1조원이 훌쩍 넘는 상황이다.

여기에 게일은 포스코건설을 대신할 새 파트너를 물색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국내 건설사 중 포스코건설 수준의 신용공여 능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가 많지 않고,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은 서울 여의도 2배 규모인 571만㎡ 부지에 글로벌 수준의 문화·교육·의료 시설 등을 갖춘 비즈니스 허브 도시를 만들겠다는 당초 목표와 달리 장기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게일 측에 '원래 계획대로 사업을 정상화하자'고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지급 공사비 5000억원을 지급하고 시공사를 바꿔 사업을 진행하라고 한 것"이라며 "이 합의는 시공사에 관한 것일 뿐 포스코건설이 가진 NSIC 지분을 넘겨준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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