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0여명 모인 지진 대피소, 공무원도 “안전 담보 못해” 인정

[단독] 1000여명 모인 지진 대피소, 공무원도 “안전 담보 못해” 인정

추가 지진 발생 시 대피소 마련도 요원… 지자체 공무원 우왕좌왕에 시민들 혼란 가중

기사승인 2017-11-16 22:26:57


포항 지진 이틀째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진원지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은 빠르게 복구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쿠키뉴스가 확인한 이곳의 사정은 알려진 것과는 매우 달랐다.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 대피처조차 마련치 못한 상황. 무엇보다 가장 많은 시민이 대피해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이 대피처로 선택된 이유가 안전보다 적당한 공간이 없어서란 현장 공무원의 증언이 나와 충격을 준다.

이재민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는 한 공무원은 기자에게 이곳도 안전하지 않다. 인근 초중고가 모두 파손된 상태라 이곳을 대피소로 삼은 것뿐이라고 고백했다. 이곳은 16일 오전 이재민 800명을 넘어섰고, 현재는 1000여명이 모여든 상태다. 해당 공무원의 말처럼 15일과 같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이곳에 모인 시민들의 안전 확보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협소하고 열악한 대피소 상황에 시민들의 민원이 폭발하고 있다. 예민해진 이재민 사이에선 다툼도 잦다. 그러나 현장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흥해읍사무소 소속 공무원들은 구호물품 전달만으로도 여력이 없다. 한 공무원은 인력이 부족하다. 포항시 재난상황실은 피해 파악을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해당 공무원의 증언처럼 포항시청 재난상황실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재난상황실은 추가 지진 등에 대한 대응 매뉴얼, 최소한의 대피처 확보조차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진 발생 이틀째 밤이 되어서야 포항시청 환경녹지국장 등이 대피소에 도착, 이재민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이들은 이재민 인적사항을 조사한다고 밝혔지만, 현장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체육관에서 만난 한 포항시의원은 시민들의 불편 등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일단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대피소 마련에 대해 공간도 없을뿐더러 추가 인력 배분 및 구호물품 등은 또 다른 문제다. 현재로선 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포항=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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