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 김윤동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KIA 타이거즈 김윤동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개막전 맞대결에서 4대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0.1이닝 1탈삼진 2볼넷 1피안타로 부진했다. 김윤동이 자초한 1사 만루 상황에서 함덕주가 마운드를 이어 받았지만 밀어내기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대표팀은 결국 연장 승부치기에서 거듭 장타를 내준 끝에 7대8로 역전패했다.
김윤동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장필준과 함께 일찌감치 마무리로 낙점됐다. 김윤동은 올 시즌 7승4패 1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59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2홀드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대표팀 훈련에서도 3경기 3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했다. 3경기 모두 9회에 등판해 마무리 실전 경험을 치렀다.
이날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김윤동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윤동은 선두타자 도노사키를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제구와 구위 모두 완벽했다. 승기가 대표팀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니시카와를 5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역전패의 서막이 올랐다. 선동렬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김윤동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후속타자 다무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구와하라에 우전 안타를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얼굴엔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김윤동이 스스로 위기를 넘길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한 벤치는 서둘러 함덕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함덕주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국은 일본, 대만과 달리 이번 대회에서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다. 미래를 보고 젊은 선수들의 경험에 투자했다. 김윤동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쟁쟁한 영건들을 제치고 대표팀에 발탁됐다.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허나 이날 경기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김윤동은 소속팀 KIA를 넘어 향후 대표팀 뒷문을 책임질 재목이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공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대회 특성상 김윤동은 다시 일본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가 다음 등판 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