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김영욱 교수(마취통증의학과)가 척추관협착증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그동안 척추관협착증은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같은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황색인대의 두께, 경막낭 또는 척추관의 단면적 등을 측정해 진단해왔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의 진행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경막낭이나 척추관의 단면적을 진단의 기준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진단이 복잡하고 전문의에 따라 선호하는 진단 방법이 달랐다.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는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노화로 좁아져 척수의 신경뿌리나 경막낭(척수를 싸고 있는 바깥 부분)을 압박해 통증과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김 교수는 기존의 여러 진단방법 중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방법을 찾기 위해 ‘척추관협착증 진단 시 경막낭 단면적이 척추관 단면적보다 더 민감한 지표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연구에서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135명과 정상인 130명의 요추 MRI를 비교 분석해 경막낭 단면적과 척추관 단면적을 모두 측정했다. 이후 두 방법의 민감도(검사가 유병자를 골라내는 지표, 진단의 정확성을 의미)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경막낭 단면적 측정법은 척추관협착증 진단 시 80%의 민감도를 보였다. 반면 척추관 단면적 측정법의 민감도는 74.8%로 경막낭 단면적 측정법에 비해 5.2% 낮았다.
이미 지난해 황색인대의 총 단면적을 측정해 척추관협착증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한 바 있는 김영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밝혀진 척추관협착증 진단법 중 가장 정확한 측정 방법이 경막낭 단면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이를 임상에 적용한다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척추관협착증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 권위의 미국 학술지 중 하나인 ‘메디슨(Medicine)’ 2018년 1월호에 게재가 확정됐다.
이번 논문의 심사를 맡은 Garcia Lara 교수(스페인 발렌시아 대학)는 “임상적으로 까다로운 척추관협착증 진단에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한 매우 훌륭하고 흥미로운 논문”이라고 평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