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정운찬 총재, 균형 잡힌 KBO 만들까

‘동반성장’ 정운찬 총재, 균형 잡힌 KBO 만들까

‘동반성장’ 정운찬 총재, 균형 잡힌 KBO 만들까

기사승인 2017-12-11 15:11:27

정운찬 KBO(한국프로야구위원회) 신임 총재가 그릴 프로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KBO 이사회로부터 차기 총재 후보로 추천 받았다. 이후 11일 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총재로 선출됐다. 정 총재는 구본능 현 KBO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올해 말 이후, 이르면 다음 해 1월1일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 총재는 소문 난 야구광이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 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됐다. 중학교 시절 야구 선수로 활동한 적도 있고 2008년에는 해박한 야구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라디오 중계방송에서 해설을 맡은 적도 있다. 2013년에는 야구 에세이인 ‘야구예찬’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것과 이를 업으로 삼는 것은 분명 다른 맥락의 문제다. 이제는 야구에 대한 애정과 지식을 업무에 적용하고 확대시켜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정치인 정운찬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동반성장’이다. 그는 동반성장위원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빈부, 도농,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남녀와 세대 사이의 격차와 반목을 줄이고 함께 성장하는 방향성을 역설했다. 

자연스레 그의 정치 철학이 KBO에도 스며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침 최근 KBO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한 초고액 연봉자가 속출하는 한편, 기량이 다소 떨어지는 선수들은 몸 상태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찾지 못해 유니폼을 벗는 일이 허다하다. 

정 총재는 이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 간의 지나친 연봉 격차를 우려한 적이 있다. FA 거품은 얇은 선수층에서 비롯된다. 그가 열악한 2군를 개선하고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 프로야구의 근간인 아마추어 야구와의 협력과 교류, 감시 또한 실행될지도 관심이다. 

A급 선수들에게만 유리한 FA 제도 또한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 보상금과 보상 선수 제도로 인해 베테랑과 준척급 선수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용덕한에 이어 타의에 의한 은퇴 선수가 발생할 위기다. FA 등급제 마련, 한국형 퀄리파잉오퍼 도입 등의 실효성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깨끗한 리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KBO는 그간 약물과 승부조작, 심판과 구단의 유착 등으로 프로스포츠 정신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총재는 깨끗하고 공정한 리그로 팬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그간 프로야구 총재는 야구에 무지한 정계 인사들의 차지였다. 한땐 재계 출신의 총재들이 지휘봉을 잡았다. 프로야구의 입지 강화, 산업으로서의 발전 가능성 확대 등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 역시 뚜렷했다. 프로야구는 이제 1000만 관중을 바라보는 '국민스포츠'로 거듭났다. 팬들의 눈높이도 이전과 달라졌다. 건강한 리그, 더욱 더 질 높은 야구를 바라고 있다. 정 총재가 만들어가는 KBO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까.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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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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