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주민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12일 서울 LW컨벤션에서 개최된 ‘2017 만성감염질환 코호트 심포지엄’에는 만성감염질환의 예방 및 치료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만성감염질환은 에이즈(HIV), 간암 등 간질환(B형·C형간염바이러스), 자궁경부암(HIV), 결핵 등 감염 후 잠복기가 길고,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면서 쉽게 완치되지 않는 감염질환을 말한다. 특히 평생에 걸쳐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도 질병부담이 크고, 전 세계 보건분야를 위협하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감염병 발생률(인구 10만명당 발생 인구 수)은 2012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101.3명이었던 발생률은 꾸준히 늘어 2016년 201.5명에 달했다. 이는 과거 1960년(143.4명)보다 약 40% 증가한 수치다. 급성 감염병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변수를 측정하기 어렵지만, 만성감염병의 경우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발생률 감소 및 예방이 가능하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현재 감염병의 종류는 과거보다 120여개 늘었다. 다만 감염병의 특성상 국외유입 등이 계속 나타나기 때문에 감염병의 총 개수로 나라의 감염병을 평가하기는 무리”라며 “특히 만성감염병은 완치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안고 가야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유병기간길고 사람 간 전파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006년부터 HIV/AIDS, B형간염, C형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결핵코호트를 구축, 만성감염질환의 발생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질병요인, 예방 및 관리, 치료 방향 제시를 위한 장기간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각 연구팀은 해당 병원체 감염인을 대상으로 6개월 혹은 1년 정기적으로 생활습관, 임상상태, 치료력 등을 조사하고 혈액 등을 수집, 매년 연구 성과 및 동향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체계적인 만성감염병 관리를 위해서는 향후 사회·문화 등 다방면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례로 HIV/AIDS 감염의 경우 세계적으로 신규 감염 사례가 줄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또 국내 이주민 유입 증가로 인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조 과장은 “감염질환 확산에 대한 부분은 생활습관, 건강행동 등 문화와 관련된 개입이 중요하다”며 “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많은이주민들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이주자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