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4일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인 ‘섀도보팅’ 폐지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섀도보팅이란 기업의 주주총회 의결정족수가 부족할 때 예탁결제원이 주주들이 맡긴 주권에 대한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제도를 뜻한다. 상장 기업의 주주가 주총에 참여하지 않아 주총이 무산되는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오너 일가 등 소수 대주주가 손쉽게 정족수를 채우고 주총을 이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회의실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상장회사 주주총회 지원 TF’ 1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의회,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도 함께 참여했다.

이번 회의는 1991년 도입된 섀도보팅이 폐지되면 일부 기업이 주총대란을 겪을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주총 활성화 방안과 애로사항 수렴 및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섀도보팅 제도는 의결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열리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저조하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가 결정됐다.

이후 기업들은 상법상 주총 개최를 위한 최소한 발행 주식 총수(25%)만큼 주주들이 참석하는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며 섀도보팅 폐지에 반대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섀도보팅 폐지 방침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섀도보팅이 기업들의 주주와 주총에 대한 안일한 태도를 지속시키는 문제도 있다”면서 “도입 당시와 현격히 달라진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자본시장 성숙도를 고려하면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