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모녀, 알바 구하러 온 18살 효녀 등 눈물의 작별

3대 모녀, 알바 구하러 온 18살 효녀 등 눈물의 작별

19명 떠나보낸 제천, '눈물의 크리스마스'

기사승인 2017-12-24 18:19:20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억될 재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숨진 희생자 중 19명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지난 23일 희생자 중 처음으로 장경자(64)씨의 열린 데 이어 이날 19명의 희생자들이 이승과 작별을 고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장. 친정어머니 김현중(80)씨와 경기 용인에 사는 딸 민윤정(49)씨, 손녀 김지성(18) 양을 떠나보내는 가족과 친지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단란했던 3대는 지난 21일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함께 목욕탕을 찾았다가 비극을 맞았다.

올해 대입 수능시험을 본 김양은 장학생으로 서울의 모 대학 입학이 확정됐으나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발도 들이지 못한 채 꽃 같은 나이에 생을 마감,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김양의 친구 신모(18) 양은 "지성이는 성격도 좋고, 노래도 잘해서 주위에 친구가 많았다"며 "작가의 꿈을 이루려고 원하던 국문과에 합격했는데 너무 허망하게 이렇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제천 보궁장례식장에서는 민양과 동갑내기인 김다애(18) 양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김양 역시 4년 장학생으로 '인 서울'에 성공, 내년에 대학 새내기가 될 예정이었다. 김양은 이날 스포츠센터 매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면접 보러 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봉사천사' 정송월(51·여)씨도 이날 가족의 곁을 떠났다. 식당을 운영하던 정씨는 지난 8년간 봉사단체에서 장애인을 위한 배식 봉사를 하는 등 나눔의 삶을 살아왔다.

오는 25일에는 10년가량 사고 현장 근처의 고교에서 조리사로 일해오며 억척스럽게 가족을 건사한 최순정(49)씨 등 5명, 26일에는 박한주(62)·박재용 목사 등 3명의 영결식이 예정돼 있다. 나머지 1명의 장례 절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이용객 여성 23명, 남성 6명 총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2층 여성 사우나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6층 헬스장에서 2명, 7층 헬스장에서 4명, 6층과 7층 사이 계단에서 2명, 8층 레스토랑에서 1명이 시신으로 수습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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