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박모씨는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검사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검사에서 비타민D 농도가 낮다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아이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기 위해 영양제를 찾아봐도 어느 것을 사야하는지 어떻게 먹이는 것이 좋은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키우고 싶다. 좋은 음식은 물론 영양제까지 먹여 튼튼하게 자라길 바라지만, 사실 비타민 종류도 많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햇볕을 쬐기 어려워 비타민D 섭취가 더욱 중요하다. 비타민D는 지방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장에서 칼슘 흡수를 촉진하여 뼈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이 발견된 순서로는 A, B, C, D 순으로 네 번째이지만 성장에 중요한 순서로는 첫 번째이다. 뼈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소장, 대장, 뼈모세포, 임파구, 췌장의 베타세포, 뇌, 심장, 피부, 생식선, 단핵구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여 면역기능, 항염증 작용, 1형 당뇨병 예방, 심장질환 예방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 즉, 비타민D는 거의 모든 세포의 성장과 근력 발달, 면역 기능에도 관여하여 성장기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타민D가 부족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다. 하지만 간혹 잘 안 자라거나, 많이 보채는 경우 비타민D가 부족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머리의 숨구멍이라고 불리는 대천문이 크고 늦게 닫히거나 치아 발육이 잘 안되고 약한 경우, 손목뼈가 볼록하게 튀어나오거나 다리가 O자형인 경우, 근육이 약해서 잘 넘어지거나 근육통을 자주 호소하는 경우에도 비타민D가 부족할 수 있다.
비타민D를 합성하는 자외선 UVB는 피부에 의해 흡수되는데, 아이들은 실내 호라동이 많고 야외에서 햇볕을 쬘 시간이 많지 않다. 또한, UVB는 유리를 통해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비타민D를 부족하게 하지 않게 하려면 여름철 낮에 20분 정도 일광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햇볕이 충분히 투과되지 않아 아이들이 오래 있어도 햇볕을 쬘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가 매우 흔한 것이다. 따라서, 햇볕을 쬐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UVB가 오염된 대기층을 잘 통과하지 못하므로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야외에서 햇볕을 쬐도 비타민D가 부족해질 수 있다.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계란 노른자, 정어리, 연어, 대구, 송어, 참치, 장어 등 지방이 풍부한 생선류가 있다. 또한, 인위적으로 동결 건조한 것이 아닌 햇볕을 쬐면서 말린 표고버섯에 풍부하며 지용성 비타민이므로 기름과 함께 먹어야 흡수율이 높다. 이외에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 오렌지 주스, 시리얼도 비타민D가 풍부하다. 치즈는 100IU/85g, 시리얼은 100IU/한 접시, 표고버섯은 1600IU/100g, 요거트는 100IU/240cc, 오렌지 주스는 100IU/240cc로 비타민D 함유량을 확인하며 먹이는 것이 좋다.
연령에 관계없이 아이에게 필요한 비타민D 적정량은 400~1200IU정도로 아이에게 필요한 양의 비타민D 섭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400~1200IU 정도로 일반적 용량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요즘은 비타민D 단일 성분 제제뿐만 아니라 이를 포함한 영양제가 많아졌고, 용량을 확인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비타민제를 무조건 많이 먹이게 되면 오히려 과다한 용량을 섭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흔하지 않지만 혈중 비타민D 농도가 100ng/ml를 초과하면 과량, 150ng/ml를 초과하면 중독 수준으로 판단한다. 임의로 너무 많이 복용하면 드물게 변비, 식욕부진, 무기력, 고칼슘뇨증, 신결석증, 신석회화증 등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혈액검사를 통해 체내 비타민D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햇볕을 쬐기 어려운 겨울날에는 계란 노른자, 말린 표고버섯, 자연산 연어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통해 관리해주면 도움이 된다”며, “비타민D가 부족할까봐 걱정이 된다면 간단히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고 연령에 관계없이 비타민D 혈중농도를 20ng/ml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