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유족 “아이 죽음 단 7줄로 요약, 무성의”

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유족 “아이 죽음 단 7줄로 요약, 무성의”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산모 처방 금지 ‘돔페리돈’ 외부서 처방 권유 논란

기사승인 2017-12-27 15:25:36

유가족들 “돔페리돈 외부 처방 권유 이유, 로타바이러스 확진 후 조치 등” 질의사항 병원 측에 전달

“담당 주치의는 OO이 엄마에게 ‘돔페리돈’을 외부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라고 했습니다. 본인이 의사면서 외부에서 처방받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4명의 신생아아 사망하는 과정에서 이대목동병원의 부실한 대응은 물론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의료진들의 행태가 드러났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은 국내에서 산모에 사용이 금지된 돔페리돈을 사망한 신생아의 산모에게 외부 처방을 받을 것을 권유하는가 하면, 신생아 사망 과정을 단 7줄로 요약에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등 사망 이전은 물론 사망 이후에도 부실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의 유가족들이 결국 이러한 병원 측의 부실 대응을 문제삼아 아이들의 사망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오후 2시 사망 신생아 유가족 대표는 이대목동병원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 입장문 발표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개질의서를 병원 측에 전달했다.

유가족 대표는 “우리 유가족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단 하나”라며 “바로 사건전날 까지만 해도 의료진으로부터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리도 갑작스레 사망에 이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지난 20일 1차면담에서 아이들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자료를 준비해줄 것과 병원장과 담당 주치의, 홍보실장을 배석할 것을 병원 측에 요구한 바 있다.

당시 1차 면담은 23분만에 파행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병원 측은 아이들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단 7줄로 요약했고, 간호기록지와 일치하지 않는 하지 않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무성의했다”며 “뒤늦게 참석한 홍보실장은 오만한 태도를 보이면서 일방적으로 퇴장했다”고 지적했다.

병원 측이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사망원인에 대한 설명도 하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입장이다.

이에 이날 유가족들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아이들이 입원 후 이상증상이 발현됐을 때부터 사망에 이르기 까지의 상세한 상황설명을 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또 사망한 네 아이의 담당주치의에게 개별 질문 사항을 제시했다.

사망한 신생아 정모양의 유족은 “담당 주치의는 OO이 엄마에게 ‘돔페리돈’을 외부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라고 했다”며 “본인이 의사면서 외부에서 처방받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느냐”고 질의했다.

돔페리돈은 산모의 모유분비를 촉진하기 위한 처방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앞서 지난 5월 모유수유 중인 산모에 ‘돔페리돈’ 복용을 금지한 바 있다. 정모양의 유족은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이렇게까지 모유수유에 집착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지적했다.

사망 신생아 안모양의 유족은 “OO이의 의무기록을 보니 12월 11일에 이미 로타바이러스 확진이됐다. 하지만 병원은 보호자에  고지도 없고 격리 등 처치 없이 사망 시까지 그대로 방치했다”며 “지난 26일 질병관리본부는 전원 및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의 환아에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인지한 이후 주치의로써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질의했다.

또 다른 사망 신생아 백모군의 유족은 “OO은 12월 16일 15시 30분에 이미 이상 징후(심박수 분당 203회)가 시작되었는제 저녁 면회시간(18시 20분~19시)에 면회를 갔음에도 위급한 상황을 알리지않다가 심폐소생술이 시작되는 20시 45분에 연락한 이유는 무엇이느냐”고 지적했다.

조 모양 유족은 “OO이는 12월 16일 점심면회 시 심박수가 230까지 오르는 것을 엄마가 먼저 발견한 후 의사와 면담을 2차례 요구했다”며 “하지만 끝내 면담이 거절됐다. 그 당시(12시 30분~13시)의사가 중환자실에 있었나. 단 한 명도 없었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면담요청이 거절된 이유는 무엇이느냐”고 질의했다.

이어 조양의 유족은 “12월 16일 점심면회가 끝난 13시부터 1차 심폐소생술 실시를 통보받은 17시 50분 사이의 일어난 아이의 상태와 의료진 처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으나 1차면담에서는 해당 시간대를 쏙 빼놓은 자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유족 대표는 “공통질문은 공개적으로 답변해주시길 바라며, 개별 질문 사항은 개인정보이므로 유가족 대표에게 통보해주실 것을 바란다”며 오는 28일 13시까지 답변해줄 것을 병원 측에 요구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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