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 유재유는 제2의 임기영이 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27일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난 김현수의 보상선수로 우완 투수 유재유를 지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유재유를 강력히 희망했고 결국 장고 끝에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유재유는 이제 막 프로에 발을 들인 신인이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에 입단한 그는 지난 2년간 1군 10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26으로 부진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단 1승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현장, 팬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즉시 전력감 투수를 다수 보유한 LG와 달리 두산은 마땅한 영건이 없다. 외야 자원은 풍족하나 투수 전력 보강이 필요한 처지다. 두산은 “유재유는 148㎞를 던질 수 있는 정통파 투수”라며 미래전력이자 즉시전력이라 평가했다.
유재유는 최고 구속이 145~147㎞, 실전에서는 이보다 구속이 떨어지지만 볼 끝에 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 경험이 있는 만큼 미래의 선발 자원으로도 육성이 가능하다.
그동안 상위권에 위치해 높은 순위의 유망주와 인연이 없었던 두산이다. 상위 라운드에서 뽑은 유망주이기 때문에 담금질만 잘 한다면 두산 마운드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내심 KIA 임기영의 사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만개하며 팀 우승을 이끈 임기영은 2015년 송은범이 한화와 계약할 때 보상선수로 이적했다. 임기영은 한화에서 3시즌 41경기 등판 2승3패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했으나 올 시즌엔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로 성장했다.
물론 두산의 투수 육성 능력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다. 지속적인 유망주 발굴로 ‘화수분 야구’라 불리는 두산이지만 사실 투수 육성에선 그간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두산의 기조도 달라졌다. 올 시즌엔 이강철(현 2군 감독)과 조웅천, 이용호(현 1군 투수코치) 등을 2군 투수 코치로 영입하면서 투수 맞춤 교육에 공을 들였다.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고생했던 함덕주가 올 시즌엔 30경기 8승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는 믿음직한 투수로 성장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도 곽빈을 비롯해 대거 투수들을 영입한 만큼 투수 육성에 걸맞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문부호가 붙은 선택이 가끔은 느낌표가 돼 돌아오기도 한다. 즉시전력이자 미래를 보고 선택한 유재유. 그가 유망주 텃밭 두산에서 성장해 성공적인 보상선수 사례로 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