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한 매체 보도에 의하면 롯데는 넥센과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채태인을 영입하는 것에 합의했다. 롯데와 넥센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넥센 관계자는 "구두로 합의한 것이 맞다"며 행정 절차만 남았을 뿐, 채태인의 ‘부산행’이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박병호가 복귀하고 장영석이 성장한 상황에서 채태인의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보상 선수 없이 채태인을 풀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베테랑들에 인색해진 시장 상황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 지난 시즌 연봉 3억원을 받은 채태인을 영입하려면 9억원의 보상금을 줘야 하는 게 부담으로 다가왔던 터다.
하지만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가 적극적으로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을 제안했다. 넥센이 먼저 채태인과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면, 롯데는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 109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5할, 출루율 3할8푼8리로 여전히 건재하다. 채태인은 안정적인 1루 수비를 선보이는데다가 좌타자다. 이대호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뿐더러 우타자가 많은 롯데 타선에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채태인의 영입이 유력해지면서 내부 FA 최준석과의 이별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는 최근 4년 동안 최준석은 타율 2할8푼8리 87홈런 351타점 OPS 0.886를 기록하며 모범 FA의 사례로 남았다. 지난 시즌에도 125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을 때려냈다. 하지만 장타율과 출루율 등의 지표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고 느린 발과 제로에 가까운 수비 능력이 재계약의 걸림돌이 됐다.
롯데는 보상 선수 없이 최준석을 풀어준다는 발표를 하며 일찌감치 최준석과 계약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스토브리그가 저물어가는 현재까지도 롯데는 최준석과 접촉하려는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말미에나 헐값에 재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채태인의 영입으로 일말의 가능성조차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