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가 국내를 넘어 신흥시장인 동남아에서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및 동남아 한류 열풍은 자본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내 증권사는 일본 노무라 증권과 같은 해외 증권사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장기적인 사업 투자로 손익을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십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4곳이 동남아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KB증권의 싱가포르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는 3분기 1억8134만원의 손실을 냈다. KB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에서도 약 89억1681만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싱가포르 법인은 3분기 기준 24억7900만원을 적자를 냈다. 해당 법인은 국내에서는 폐쇄신고가 완료됐고 현지에서 청산작업이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실적 16억6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베트남 법인이 선전한 것과 무색하게 싱가포르에서 대거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에 인수한 베트남 현지 합작 증권사 ‘키스 베트남(KIS Vietnam)’은 19억13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인수 당시 50위권이던 순위도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에서 운용하고 있는 키아라(KIARA) 아시아 퍼시픽 헤지펀드는 3분기 약 185억82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 현지법인은 6억5500만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는 5억7400만원의 흑자를 냈다.
키움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약 6억9327만원을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키움자산운용 인도네시아 법인은 1257만6000원 적자를 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동남아 지역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싱가포르에 부동산투자사에서 6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수십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 베트남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의 3분기 흑자액은 각각 28억7600만원, 33억4800만원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지 5~10년이 넘는다”라며 “기본 비즈니스가 현지인 대상 주식 브로커리지가 탄탄한 것이 실적 향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의 동남아 진출 부진과 관련해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발돋음하기 위해서 해외 진출을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노무라증권 등 해외 증권사와 경쟁하기는 아직 벅찬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