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LG전자는 ‘1인 CEO 체제’로 돌입했다.
LG전자의 새 사령탑이 된 조 부회장에게 가장 큰 난제는 단연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 매출 상승이었다. 조 부회장 취임 당시 MC사업본부는 지난 2014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 총 1조4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상태였다.
업계는 가전업계의 ‘신화’라 불려온 조 부회장의 등판으로 MC사업본부가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라고 기대했다.
조 부회장도 MC사업본부 체질 개선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그는 취임 후 며칠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7’에서 “MC는 가전 복합화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사업이므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MC사업본부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달에 4일 정도는 MC사업본부에 가서 근무한다고 생각하고 MC사업본부의 개선 과제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고 정리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의 MC사업본부 개선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가장 먼저 수장이 교체됐다. 3년간 MC사업본부를 이끌었던 조준호 사장이 LG그룹 직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인화원장으로 발령 나면서 수장 자리는 황정환 부사장이 맡게 됐다.
조 사장 체재 하에서 진행됐던 ‘투트랙 프리미엄폰’ 전략도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10월 ‘V10’을 출시한 뒤, 상반기에 ‘G’ 시리즈를 하반기에 ‘V’ 시리즈를 각각 출시해왔다. ‘갤럭시’와 ‘노트’ 시리즈를 출시해 온 삼성전자와 정면 승부를 내고자 택한 방법이었으나 적자만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조 부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조 부회장은 “특정한 기간을 두고 휴대폰이 출시되는 것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며 “G시리즈와 V시리즈를 나누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고민이다. 나눌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을 경우 각각 (신제품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조 부회장은 “브랜드 자체를 바꿀 수도 있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지만 아직 정리된 것은 없다”며 새로운 브랜드 출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00대 한정으로 나왔던 초프리미엄 스마트폰 ‘LG 시그니처 에디션’이 정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시그니처 에디션은 출시되기도 전 예약판매를 통해 완판, 스마트폰 초프리미엄 시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LG전자가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에서 신제품 ‘G7’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LG전자가 자사 플래그쉽 제품의 명칭, 공개 시점, 출시일 등의 포트폴리오를 전면 수정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LG전자 관계자는 “MWC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그것이 신제품일지, 신기술을 시연하는 형태가 될지는 모른다. 내부적으로 아직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