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가운데, 국내 업계가 반응에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빨리 나온 결정에 가전업계는 당혹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뉴스룸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부담을 가지게 됐다”며 “지난 12일 가동을 시작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을 통해 제품이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까지 뉴베리 공장의 생산 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뉴베리 공장의 연내 풀가동을 목표로 설정, 생산량 100만대를 확보해 세이프가드 대응에 나선다.
LG전자는 내년 2월로 완공이 예정되어 있던 미국 테네시주 공장 설립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 테네시주 공장은 드럼세탁기를 생산하는 라인과 일명 ‘통돌이’ 세탁기를 생산하는 라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인 케파는 한국과 동일하며 각각 약 50~60만대다.
아울러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 해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약 300만대로 추정된다. 양사가 미국 공장 풀가동을 앞당겨 각각 100만대씩의 생산량을 확보할 경우,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세이프가드 범위에 포함된 태양광 업계는 급할 것 없다면 지역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 무역대표부 발표일 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세이프가드) 발효 날짜나 제외국가 확정될 것”이라며 “유럽‧일본‧터키 등 신흥시장 판매량을 조절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 향후 대안으로 생각해 놓은 방안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축소될 우려가 있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일본 등의 시장 판매량을 조정해 중동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