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외국인 선수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NC는 27일 대만 출신 좌완 투수 왕웨이중(26)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달러 등 총액 90만 달러(약 9억6000만원)다. 이로써 NC는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NC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안주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와는 무리없이 재계약에 합의했지만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한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에겐 결별을 통보했다.
부진했던 맨쉽이야 논외로 하더라도 해커와의 결별은 우려를 낳았다. 해커는 지난 5년간 NC에서 56승34패 평균자책점 3.52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해커보다 뛰어난 선수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론은 NC가 영입한 새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의 특성상 여전히 의문부호는 남아있지만 그간 NC 스카우트팀이 쌓아온 성과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NC는 1군 진입 이후 해커를 포함해 찰리 쉬렉, 에릭 테임즈 등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특히 테임즈는 KBO를 폭격한 뒤 다시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시즌 맨쉽 역시 부상 전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NC가 구체적인 기준과 팀의 약점에 기반한 데이터로 선수를 선택했단 점도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NC가 올 시즌 내건 기조는 ‘Young & Fresh’다. 왕웨이중, 또 앞서 계약한 우완 로건 베렛은 30대 중반인 해커와 맨쉽에 비해 훨씬 젊다. 베렛은 올해로 만 27세, 왕웨이중은 만 25세로 이제 막 선수생활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NC는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한 맨쉽을 180만 달러의 거액에 데려왔다. 그러나 맨쉽은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린 뒤 팔꿈치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결장한 뒤 기량이 하락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뛰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는 경험이 부족한 NC의 선발 마운드에 악재로 작용했다.
베렛은 마이너리그 시절 129경기 중 84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로 뛴 경험이 있다. 왕웨이중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경험이 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116경기 가운데 67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맨쉽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단 의지다.
이들은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도 갖고 있다. NC는 지난 시즌 해커와 맨쉽의 부상, 이재학의 부진 등으로 선발 마운드가 붕괴됐다. 영건 장현식과 구창모는 기복이 심했다. 자연스레 불펜에 과부화가 걸렸고 이는 시즌 막판 NC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그런 면에서 베렛은 NC의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다. 스피드와 움직임이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고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좋은 편이다. 커브 역시 던질 수 있다. 완급 조절이 가능해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2014년 트리플 A에서 162이닝을 소화하면서 가능성도 보였다.
이밖에도 왕웨이중의 영입은 우완 위주의 NC 마운드에 좌완 파이어볼러를 수혈했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해커와 맨쉽, 그리고 새로 영입한 베렛이 기교파에 가깝다면 왕웨이중은 결정적인 순간 상대를 강한 구위로 윽박지를 수 있는 투수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무려 151㎞에 달한다.
왕웨이중과 베렛의 영입이 NC 우승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NC의 선택이 이번에도 적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