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QLED TV 출시 1년 만에 45%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을 앞두고 TV를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65인치 4K QLED TV는 5999달러에서 2700달러 할인된 3299달러에, 2999달러인 55인치 QLED TV는 1699달러에 판매된다.
통상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은 출시 가격 자체가 높게 책정된다. 미국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때도 일정선 이상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값이 비싼 만큼 최상의 품질을 보장한다’는 프리미엄 제품 고유의 특징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TV 시장에서 입지를 잃어가는 삼성전자의 조바심이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현재 TV 시장 판도는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넘어가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 생산업체 7곳의 작년 3분기 누적 점유율은 38.9%다. OLED TV 판매량은 작년 1분기 21만8000대에서 3분기 34만7200대까지 증가했다.
OLED TV 시장의 파이가 증가할수록 LCD TV의 규모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IHS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OLED TV를 판매하는 소니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36.1%와 27.8%다. 삼성전자는 26.6%의 점유율로 뒤처졌다.
OLED 패널 제조 기술이 없는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과거 LG전자와 함께 OLED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으나 수율 문제로 사업을 접었던 삼성전자다. 이제 와 대형 OLED 기술 개발에 착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삼성전자는 대안으로 마이크로LED를 선택했다. 마이크로LED는 LED(발광다이오드)를 미세하게 만드는 기술로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OLED에 대항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삼성의 TV 개발 방향은 QLED와 마이크로LED의 투트랙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제품 사용화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OLED 기술을 도입해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든 소니의 상승세도 골칫거리다. 이날 IHS마킷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가 34.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에도 30~40% 점유율을 기록해 연간 1위를 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도 절반 가까이 (제품 가격을) 할인하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소니와 LG전자 등 OLED 제조 기업들의 상승세를 고려한다면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