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진과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다룬 책이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항 언론인 출신 임재현(전 경북매일신문 편집국장)씨가 발간한 이 책은 168페이지 분량으로 포항지열발전소가 2016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시험한 지하 시추공 물 주입과 배출 과정에서 발생한 유발지진(63회)을 숨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포항지열발전소 물 분사량과 압력, 물 주입과 지진 발생 시기 연관성, 지열발전소 지반 안전성 등 쟁점 사항을 심도 있게 다뤘다.
특히 저자가 입수해 공개한 정부 내부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연관성 검토'란 제목으로 지난해 12월 초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작성, 정부 부처에 제출한 9페이지 분량이다.
주요 내용은 JTBC의 보도 내용을 날짜별로 정리한 것을 시작으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와의 연관성을 지지하는 측과 부정하는 측의 주요 주장을 구분해 요약했다.
흥미를 끄는 점은 '이번 지진의 진원과 지열개발 현장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유발지진 가능성에 대한 의문 제기를 인정한 부분이다.
또 '이를 입증하기 위해 지하 심부(5km 이상)에 다수 시추를 통한 단층면 시료 채취 등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의혹 해소가 가능'하다는 검토 결과도 덧붙였다.
정부 내부에서마저 정보 공개의 필요성이 지적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보고서는 사업단에 참여하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를 지칭해 '지열발전에서는 반드시 인근 지역 내 다수의 지진계를 설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과업수행기관에서 해당 자료 공개 및 해명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9개 지진계를 설치했다고 하나 지질자원연구원 등 관련 기관에서 자료에 대한 언급이 없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정부 산하 기관 내부에서마저 타 기관에 대한 의혹을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재현씨는 "재앙의 원인이 자연재난이든, 사회적 재난이든 그로 인해 받은 피해와 고통은 피해자의 목소리가 돼 세상 속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면서 "피해자가 입을 닫을 때 상처는 덧나게 되고 가해자의 죄는 잊혀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2월 6일 오후 7시 포항 흥해종합복지문화센터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출판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피해주민들이 나와 체험 사례를 생생하게 전해주고 공정한 원인조사와 책임자 문책 등 철저한 후속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