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매출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017년 4분기 매출 65조9800억원, 영업이익 15조15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9조5800억원과 53조6500억원이다.
이는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의 정점을 찍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임직원에게 3차례에 걸쳐 지급한 특별상여금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만 10조9000억원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상 최대의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의 호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13일 ‘2018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오는 2020년 중국발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통해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의 역습을 허용할 경우 삼성전자 매출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도래할 수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21만8000대에서 3분기 34만7200대까지 올랐다.
삼성전자로서는 자사 주력제품인 QLE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만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도 삼성전자의 앞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만큼 실질적인 경영은 이 부회장이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삼성의 경영 시계가 ‘올스탑’ 됐다.
만약 오는 5일 열리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무죄 및 집행유예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삼성은 ‘총수 부재 장기화’라는 최악의 사태를 직면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는 모두 지난해 달성한 업적들”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만큼 반도체, TV, 모바일 등 전 부문에 걸친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