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책상품에 인터넷은행만 빠지는 이유

[기자수첩] 정책상품에 인터넷은행만 빠지는 이유

기사승인 2018-02-02 05:00:00

안전망 대출이 오는 8일 15개 시중은행에서 동시 출시된다. 안전망 대출은 최고금리 인하 대처방안으로 나온 정책서민금융상품이다. 이날은 정부 공약에 따라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인하되는 날이기도 하다. 안전망 대출이 고금리 차주들 빚 걱정을 덜어주길 기대해본다.

케이·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안전망 대출 취급기관에서 제외됐다. 두 은행은 앞서 출시된 사잇돌 대출도 관여하지 않는다. 서민금융상품은 우리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의미에서 권장하고 있지만 들에게 빠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미완’ 단계이기 때문에 노련한 ‘선수’들을 우선 배치했다고 설명한다. 우선 두 은행 모두 정책금융을 취급한 경험이 없을뿐더러 전산 등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점을 들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바꿔드림론을 취급해오던 은행 위주로 취급기관을 선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바꿔드림론은 국민행복기금이 보증해주는 상품으로 이름그대로 고금리 대출을 시중은행 저금리대출로 바꿔준다. 안전망 대출도 최대 2000만원까지 고금리 대출 채무를 전환해주기 때문에 바꿔드림론과 비슷하다.

이와 별개로 당국은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은행들을 배려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연일 주목받고 있지만 대중 인식에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자금력도 바탕이 돼야 한다. 당국은 오히려 두 은행에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신용자나 대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금리 과제’를 잔뜩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30여만명이 정책상품을 지원받았다. 공급규모는 3조4500억원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정책상품 대열에 합류하려면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가능성은 열려있다. 덩치를 키우고 중금리 시장을 잘 다져놓은 후라면 언제든 가능하리라고 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선보이는 정책금융상품은 어떤 모습일까. 그 날이 오길 내심 바래본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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