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5개월여 앞둔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다. 공격진의 경우 다양한 옵션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수비와 미드필더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정예 멤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남자 성인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앞서 몰도바, 자메이카전에서 1승1무를 거둔 한국은 이번 라트비아전을 끝으로 전지훈련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전지훈련은 3월 평가전을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소집이다. 신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더의 경우 정예멤버를 이번 전훈에서 반드시 뽑아내야 한다. 3월 평가전은 그야말로 월드컵 전 최종 모의고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훈에서 신 감독은 플랜 A인 4-4-2 포메이션을 연달아 가동했다. 신태용표 4-4-2 전술은 단단한 2줄 수비와 강력한 역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공격진의 경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황희찬, 권창훈 등 경쟁력 있는 공격수가 다수 포진해있다. 여기에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넣은 김신욱과 ‘슈퍼 서브’ 이근호, 그리고 측면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이재성 등도 언제든 실전에서 가용될 수 있다. 공격 옵션이 많은 건 상당한 호재다. 중앙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는 빠른 역습 플레이뿐 아니라 타겟맨을 전방에 배치한 뒤 측면을 집중 공략하는 전술 운용도 가능하다. 이근호는 어떤 전술에서든 조력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민이 되는 건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다. 유럽파 대부분이 공격 포지션에 치중돼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주전을 추려야 한다.
신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월드컵 후보군을 넓혔다. 지난 동아시안컵 대비 무려 8명이나 새 얼굴이 등장했다. 골키퍼 김동준을 비롯해 김영권, 홍철, 이찬동, 손준호, 김태환, 이승기, 김승대 등이 주인공이다. 실제로 지난 2경기에서 이창민, 홍철, 김태환 등 새 얼굴들이 대거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했던 김영권도 몰도바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양 날개를 넓게 펼친 전술에서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의 존재는 단연 부각된다. 지난해 무회전 프리킥으로 킥력이 재조명된 정우영은 정교한 롱 패싱 또한 장기다. 다만 수비 상황에서 압박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월드컵에서 기성용과 짝을 이룰 멤버로는 당장 홀딩맨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경우 고요한이나 이찬동과 같이 대인방어가 좋은 선수가 더 유용하다.
자메이카와의 2차전에선 수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슈팅 23개(유효 5개)를 기록하고도 슈팅 2개(유효 2개)에 그친 자메이카에 비겼다. 객관적 수치만 놓고 봐도 수비에 적잖은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한국 수비라인은 장현수와 윤영선이 중앙에 서고 좌우에 김진수와 최철순이 섰다. 자메이카에 2개 슈팅을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더 위험한 장면들이 있었다. 전반 일찍 범한 실점도 장현수의 수비 실수에서 비롯됐다. 그간 장현수를 축으로 플랫 3, 4를 실험한 신 감독 입장에서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양쪽 풀백에서 공격력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수비적으로 특화된 선수를 기용하거나 다시금 3+2 변형전술을 가동하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