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관절염에 걸린다?

어린이도 관절염에 걸린다?

기사승인 2018-02-05 04:00:00


#5살 여자 아이 수지(가명)는 1년 전부터 아침마다 어깨와 무릎이 자주 아프다가 오후 되면 멀쩡해졌다. 수지 엄마는 처음에 아이의 성장통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최근 들어 아이의 걸음걸이가 이상해져 병원을 찾은 결과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아이가 ‘관절염’이라는 얘기에 당황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수지와 같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아는 2014년 1943명, 2015년 1990명, 2016년 2105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여아가 남아보다 2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소아기특발성관절염)’은 16세 미만의 소아에게 나타나서 6주 이상 지속되는 관절염을 말한다. 관절 통증과 함께 관절이 뻣뻣해져서 움직이지 못하거나, 붓고, 심지어는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16세 미만의 아이에게 이러한 증상이 6주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체계의 이상이나 유전적인 요인들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호르몬, 감염, 정신적 스트레스, 외상 등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고열이나 피부발진, 간과 비장 종대, 임파선이 붓는 증상들이 동반되는 전신형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약 5~15%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소수관절형의 약 15~20%에서 합병증으로 눈에 홍채섬모체염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실명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상태 교수는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대부분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뼈의 성장이 끝난 어른들과 달리 성장 과정에 있는 소아들의 경우에는 치료가 조금만 늦어져도 뼈의 성장 장애가 올 수 있으며, 관절 문제 외에도 포도막염, 대식세포 활성 증후군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그에 따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성장통의 경우는 허벅지, 종아리의 근육 또는 무릎관절, 고관절에서 주로 통증이 나타나는데, 과도한 신체활동을 한 날에 통증이 특히 심하기는 하나 관절이 붓거나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고 흔히 낮보다는 저녁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주물러주거나 마사지를 해주면 편안해 하는 등 관절염에 비해 가벼운 증상을 앓는다.

 이에 반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보통 무릎, 발목, 손목과 같이 큰 관절에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며,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다른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열 또는 관절 부위가 뻣뻣해지는 강직 증상과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데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나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다 움직일 때 주로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무릎, 발목, 손목 관절과 같은 큰 관절에서 관절염이 많이 발생하지만 손가락,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턱관절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 입을 잘 열지 못하거나, 귀에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척추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척추 통증 및 강직, 운동장애, 팔이나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수술 등으로 관절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제거하며 관절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아이의 나이와 성향, 강직의 지속시간, 전신 증상 등을 고려해 물리치료를 병행하거나 일상생활에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어른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아서 성인이 되기 전에 치유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질병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장애 없이 생활할 수 있으며,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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